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2-04-15 15: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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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성현 신한은행 기관그룹장 부행장이 48조 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사업을 따낸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박 부행장은 4년 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서울시 금고 입찰전에서 ‘깜짝 결과’를 만들어 낸 만큼 그룹 내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 박성현 신한은행 기관그룹장 부행장.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애초 운영하던 서울시 1금고(일반·특별회계예산)에 이어 우리은행이 담당하던 2금고(기금) 운영권까지 차지한 것 놓고 깜짝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서울시 금고 입찰전은 4년 전 우리은행으로부터 1금고를 가져온 신한은행과 탈환을 노리는 우리은행, 새롭게 서울시 금고지기를 바라는 KB국민은행의 3파전으로 치러졌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이번 입찰전에서 신한은행은 44조2천억 원 규모의 1금고 운영권을 지켜내는 동시에 3조5천억 원 규모의 2금고 운영권을 새롭게 더했다.
신한은행이 1금고를 수성할 가능성은 있으나 1금고와 2금고를 모두 차지할 것이란 예상은 업계에서 드물었다. 2금고 수성을 예상했던 우리은행 역시 이번 입찰 결과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4년 전 서울시 시금고 운영사업자에 선정된 뒤 1천억 원가량을 들여 금고 운영의 핵심인 전산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1금고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점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등 차세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역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대수 등 시민편의성, 경쟁력 높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딴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의 이번 서울시 금고지기 수성전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박성현 부행장이 이끌었다.
박 부행장은 4년 전 신한은행이 104년 동안 서울시 금고지기였던 우리은행을 제치고 1금고 운영권을 따낼 때도 신한은행 기관고객부장으로 일하며 깜짝 결과를 이끌었다.
박 부행장이 2차례 연속 경쟁이 심한 서울시 금고운영사업 입찰전에서 큰 성과를 낸 만큼 그룹 내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금고 규모가 가장 커 보관과 운용과정에서 적잖은 이익을 낼 수 있을 뿐더러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박 부행장은 2018년 서울시 금고 입찰전 이후 역량을 인정받아 신한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겼는데 당시에도 위상이 빠르게 높아졌다.
박 부행장은 2018년 10월 신한은행에서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소속 부장으로 옮겼고 이후 2019년 1월 본부장, 2020년 1월 상무, 2021년 1월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신한금융지주에서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CSSO) 부사장을 역임하다 이번 입찰전을 앞두고 지난해 말 다시 신한은행으로 돌아왔는데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이 서울시 금고운영권 사수를 위해 경험 많은 박 부행장을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행장은 2018년 10월 신한은행을 떠났다가 2022년 1월 약 3년3개월 만에 신한은행에 돌아왔는데 그 사이 직급은 부장에서 부행장으로 바뀌었다.
박 부행장은 1965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1991년부터 신한종합연구소 과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한맨으로 신한은행 기관고객부장,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장, 전략기획팀 본부장, 전략·지속가능경영 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서울시 금고사업 등 기관영업뿐 아니라 전략 쪽에서도 탄탄한 경험을 쌓아 온 ‘전략전문가’인 만큼 앞으로 역할 확대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지주사에 있다가 은행 등 계열사로 가면 회장과 멀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는 시선이 있지만 박 부행장 같은 발탁인사도 있다”며 “박 부행장은 서울시 금고운영사업 수성 과업을 안고 은행에 간 뒤 깜짝 성과로 역량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