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도시정비사업 리모델링 분야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전담팀을 신설할 정도로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는데 조만간 인천에서 첫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쌍용건설과 함께 인천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은 인천 부평구 길주남로 144 일대 아파트 1724가구를 1984가구로 증축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이 단지는 1996년에 준공된 복도식 아파트로 수평증축을 통해 258가구를 추가하고 지상주차장의 지하화 및 계단식 아파트로 변경하는 등의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3월31일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이 컨소시엄은 1차에 이어 2차에도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부개주공3단지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SK에코플랜트의 시공권 확보가 유력해졌다.
박 사장은 인천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함으로써 그동안 재건축·재개발에 한정돼 있던 도시정비사업의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재건축사업은 준공 30년이 지나고 안전진단에서도 D등급을 받아야 가능하다. 반면 건물 뼈대를 살려쓰는 리모델링은 기한이 15년 이상으로 줄어들고 안전진단도 최소 B등급 이상 받으면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최근 준공 30년이 지나도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들이 늘어나고 있어 건설사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창사 이래 리모델링사업에서 수주나 준공 실적이 전혀 없다.
SK에코플랜트가 리모델링 준공 실적 1위 건설사인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권을 따낸다면 쌍용건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일부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현대건설도 2020년 12월 용인 현대성우8차로 리모델링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당시 현대건설도 리모델링 수주 실적 1위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시공권을 따냈다.
그 뒤 2021년 현대건설은 리모델링사업에서만 1조9258억 원을 수주하며 국내 건설사 리모델링 수주 1위 자리에 올랐다.
박 사장도 부개주공3단지를 쌍용건설과 공동 시공하며 확보한 기술과 실적을 바탕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리모델링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관심만 보이다가 올해 1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2월 플랜트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을 설립하고 사모펀드에 지분 50.01%를 매각했다.
플랜트사업은 2021년 SK에코플랜트 매출의 45% 가량을 차지했던 부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주택사업 실적을 늘림으로써 전체 매출 감소로 인한 시공능력평가 하락을 막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도시정비사업에서 4263억 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이에 박 사장은 주택사업에 힘을 줘 플랜트사업으로 떨어져 나간 부분의 매출을 보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월 인천에서 2100억 원 규모의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며 단숨에 지난해 실적의 절반가량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도 성남에서 첫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도전해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분야로 올해 초 전담팀을 신설했다"며 "소규모재건축, 가로주택정비, 리모델링 등으로 도시정비사업 분야를 넓혀 수주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