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그룹 오너들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SDS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삼성SDS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KB증권과 모건스탠리는 21일 장 마감 뒤 삼성SDS 지분 3.90%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에 들어갔는데 이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2021년 10월 상속세 마련을 위해 KB국민은행에 매각 신탁한 삼성SDS 주식 수와 일치한다.
삼성 오너가의 지분 매각 소식에 22일 오후 2시1분 기준 삼성SDS 주가는 전날보다 7.86% 하락한 12만9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황 사장은 그동안 삼성SDS 주주들로부터 주가 방어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삼성SDS 주가가 2020년 말 황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뒤 약 1년 동안 19만 원대에서 12만 원대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캠퍼스에서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취임 후 1년간 주가가 계속 떨어진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다만 상장 이후 장기적인 모습을 봐도 지속적으로 하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고민 결과 이는 시장에서 삼성SDS에 근본적인 변화를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이에 황 사장은 클라우드 관리사업(MSP)에서 삼성SDS의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사업(MSP)은 구글, 아마존과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Cloud Serivce Provider)를 고객회사와 연결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삼성SDS는 기존에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CSP) 사업도 하고 있지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 분야를 선점하고 있어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들과 경쟁하는 대신 전략적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관리(MSP) 사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마존 등이 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이 훨씬 큰 시장인 만큼 삼성SDS가 더 일찍 과감하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서 경쟁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 사업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하청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성우 사장은 이와 관련해 주주총회에서 “정말 죄송하다. 클라우드 전환의 큰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며 “늦었지만 기회를 잡기 위해 뼈져린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내걸고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기업과 협력하는 동시에 동탄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도 키우고 있다.
클라우드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삼성SDS는 2021년 12월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808억 원, 단기금융상품 3조5102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실탄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