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정치에 입문한 지 고작 8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다양한 기록들을 새로 쓰게 됐다.
당장 기존 정부의 최고위급 임명직을 지낸 인물이 야당 후보로 나와 정권교체를 이룬 것부터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윤 당선인은 선출직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국회의원 경력도 없는 0선 대통령이 된다.
검찰 출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도 처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현 대통령도 사법시험을 통과한 법조인 출신이나 이들은 모두 변호사로 주로 활동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변호사 경력이 고작 1년가량에 그치며 일생을 검찰에 몸담아 왔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서도 처음 대통령에 오른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서울대 출신이나 김 전 대통령은 철학과를 나왔다.
서울에서 태어난 대통령도 윤 당선인이 최초다.
직선제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만 호남이 고향이었고 나머지 모든 대통령은 영남 출신이었다. 윤 당선인은 서울시 성북구에서 태어나 서대문구에서 성장했다.
보수와 진보 정권이 10년마다 교체되는 주기도 깨졌다.
이전에는 노태우·김영삼, 김대중·노무현, 이명박·박근혜정부가 10년씩 정권을 주고받았는데
문재인정부 5년 만에
윤석열정부가 탄생하게 됐다.
선거 자체만 놓고 봐도 다양한 기록이 쏟아졌다. 윤 당선인과 이 후보는 24만7077표 차이로 승패가 갈렸는데 역대 최소표 차이였다.
두 후보의 표 차이는 무효투표수(30만7542표)보다 적고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득표수(28만1481표)보다도 더 적었다.
득표율도 윤 당선인이 48.56%, 이 후보가 47.83%로 0.73%포인트 차이가 나 격차가 채 1%포인트도 나지 않았다.
승자인 윤 당선인과 패자인 이 후보 모두 1600만 표 이상 획득하며 소속 정당 사상 최다 득표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만큼 어느때보다 결집률이 높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1639만4815표로 이전 최고치인 18대 대선 박근혜 당선인(1577만3128표)를 넘어섰다. 이 후보도 1614만7738표로 18대 대선
문재인 후보(1469만2632표)를 뛰어넘었다.
초박빙 판세에서도 방송3사 출구조사는 1995년 도입 이후 100% 적중 기록을 이어갔다. 윤 당선인 48.4%, 이 후보 47.8%로 예측된 최종 득표율은 0.1%포인트 안팎의 차이를 보이며 결과를 정확히 맞췄다.
다만 상대 후보와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았던 부분은 사상 초유의 여소야대 국회 지형과 함께 윤 당선인에게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윤 당선인을 지지한 유권자와 거의 비슷한 숫자의 유권자가 윤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선 직후라도 자칫 민심에 거스르는 행보를 보였다가는 곧바로 역풍이 불 수 있다.
윤 당선인이 인수위 시기를 거쳐 정식 임기를 시작할 때까지 이전 어느 정부보다 절실하게 화해와 통합의 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윤 당선인은 경쟁 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합당과 공동정부 구성 등을 전제로 단일화를 이룬 만큼 마찰없이 화학적 결합을 완수해 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안철수 후보 중심으로 당내 역학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부족한 정무적 감각은 윤핵관으로 대표되는 당내 신흥 주류세력에서 보완하고 정책 전문성은 안 후보 등 전문가그룹이 뒷받침하는 모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정권교체론이 거센 상황에서도 초박빙의 결과를 나타내며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역대 선거 패배 이후와 비교해 비교적 충격에서 벗어나는 속도가 빠를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 후보가 비록 졌음에도 당 상임고문으로 일정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 그 방증이다.
여기에 170석 이상 국회 의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지방선거 등에서 반격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일단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로 국면을 수습하고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삼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 5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이달 중으로 새 원내대표를 뽑아 전열을 정비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