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 금융지주 이사회에서만 모두 113건의 의결안건이 논의됐는데 신한금융지주에서 단 한 번 안건이 수정돼 결의된 것을 빼고 모든 안건이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사내이사는 물론 사외이사의 반대표도 찾아보기 힘들다. 4대 금융지주 통틀어 신한금융지주에서만 반대표가 4표 나왔다.
우리금융지주에서는 지난해 이사회 안건은 아니지만 위원회 안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모두 12건의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와 위원회는 크게 보고안건과 의결안건을 다룬다. 보고안건과 달리 의결안건은 이사들이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밝혀 결정을 내려야 한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서는 모든 이사회와 위원회 통틀어 단 한 건의 반대표도 나오지 않았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들이 현안 관련해 경영진에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일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안건은 찬반 투표를 진행하지 않는 대신 이사들이 해당 안건과 관련해 의견을 내놓는 방식으로 다룬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그룹의 손해보험업 진출 안건과 관련해 경영진 선임 방안 정교화 등을 요청하거나 회사의 조직개편 방향과 관련해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한 추가 설명 등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4대 금융지주 이사회 출석률을 대체로 10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우리금융지주 이사의 평균 참석률이 95%로 가장 낮았다. KB금융지주의 평균 참석률은 99.1%로 조사됐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참석률은 100%로 나타났다.
안건 반대가 거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금융지주에서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와 권한 강화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금융지주 이사회가 형식적으로는 완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 이상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와 권한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 노동이사제 도입, 이사회 회의록 상세 공개 등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경제연구소가 발주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기관 지배구조 개선방향’ 용역을 진행한 서초법률사무소는 2020년 10월 용역을 마친 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되려면 사외이사 선임 및 해임에 관한 금융지주회사 회장 등의 영향력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