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올해는 인천국제공항의 물류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여객 수요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항공화물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히려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제공항협의회(ACI)가 3월 중 발표하는 ‘2021년 연간 세계 공항 화물 처리능력’ 순위에서 인천국제공항이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연간 항공화물 처리량은 2019년 276만 톤, 2020년 282톤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에도 꾸준히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2021년에는 330만685톤으로 늘었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의 항공화물 처리 규모는 2020년보다 17% 증가했다. 공항이 문을 연 이후 최대치이자 첫 연간 300만 톤 돌파다.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항공화물 처리 규모에서 2017년 이후 홍콩 첵랍콕공항,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 이어 계속 3위를 차지해 왔다.
푸둥공항은 통상적으로 연간 290만 톤 정도 화물을 처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푸둥공항의 물동량 증가 규모가 인천국제공항만큼 크지 않다면 순위 역전이 가능성한 셈이다.
반면 항공여객은 상대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여객 수는 지난해 318만9589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 연간 7천만 명을 넘었던 때와 비교하면 4.5% 수준에 불과하다.
항공여객 감소는 인천국제공항뿐만 아닌 세계 공항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기는 하다.
하지만 유럽지역 공항들이 비교적 선전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여객 수 세계 순위는 2019년 5위에서 2020년 8위로 하락하는 등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을 더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은 성장 흐름을 타고 있는 항공화물 부문에서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쏟을 시기라고 판단할 만한 상황인 셈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7월에 공항물류단지 3단계 공사 준공, 9월에는 ‘신선화물 전용처리시설(Cool Cargo Center)’ 운영 등 꾸준히 물류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올해 1월에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2022년 10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하면서 지속가능 미래성장을 위한 주요 과제로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거점 기반 마련’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무인로봇 등 4차산업 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화물터미널 개발, 신규화물노선 유치를 위한 마케팅 강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4억 원을 들여 ‘스마트 화물터미널 테스트베드 개발’을 위한 기본설계에도 들어간다.
김 사장은 올해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의 항공화물 물동량을 따라잡겠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공항 인근에 330만㎡ 이상의 부지를 확보해 물류단지로 활용하고 항공사와 수출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신성장 항공화물 유치에 힘을 쏟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한동안 항공여객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지만 항공화물 수요는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은 김 사장의 구상에 긍정적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 증가, 해상운송 대란 등에 따른 항공화물 운송의 경쟁력 부각 등은 항공화물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세계 항만 적체 현상과 컨테이너 운임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항공화물 수요 호조는 한동안 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