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이르면 다음 주 회장 최종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조만간 회장 최종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등을 진행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심층면접 등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이르면 다음 주 초 최종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회장 최종후보군을 선정하고 최종후보를 추천하기까지 9일, 2018년에는 6일, 2015년에는 8일이 걸렸다.

2021년과 2018년, 2015년 모두 김정태 회장이 회장 최종후보에 올랐다. 

회추위는 1월28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이사 사장,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 5명을 회장 최종후보자군(숏리스트)으로 확정한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번 주 안에 회장 최종후보를 발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 지배구조 관련 내부규범 제3절 제8조에 따르면 이사회는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시점부터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도록 해야 한다.

1월31일~2월2일 설 연휴를 빼더라도 다음 주 월요일(14일)이면 회추위가 회장 최종후보자군을 확정한 지 13일째가 된다.

당초 유력 후보인 함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나오고 2월 말 회장 최종후보가 정해질 것이라는 말도 나왔으나 회추위는 시간을 끌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함 부회장이 경영 능력이나 경험 등에서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고 함 부회장이 재판에서 실형을 받지 않는 이상 하나금융지주로서도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함 부회장은 채용 관련 재판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관련 행정소송 등 2건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데 모두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20년 1월 신한은행 채용 관련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함 부회장도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지만 항소하면 경영공백은 막을 수 있다. 

함 부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장 시절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사부에 잘 봐줄 것을 지시해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2018년 6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1월1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부단독(박보미 판사) 심리로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함 부회장에게 징역 3년,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함 부회장의 채용 관련 1심 선고공판은 25일로 잡혀 있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로 중징계를 받아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서도 승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8월 제재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이기면서 같은 사안으로 징계를 받은 함 부회장도 재판에서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관련 행정 소송 선고공판은 16일로 예정돼 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3월 주주총회 일정과 계열사 사장단 인사 등을 고려했을 때에도 늦어도 2월 중순에는 회장후보 선임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승계 계획규정 제5조 1항은 이사회 또는 후보추천위원회는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자의 퇴임 때에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사임, 해임, 유고 때는 즉시 개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는 통상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추천하면 각 계열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하나금융그룹에서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를 뺀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