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이르면 3월 다시 날개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내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데다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신뢰를 크게 잃어 이를 회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항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스타항공은 3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타항공은 국토부로부터 항공운송사업면허증(AOC) 가승인을 받고 조정사와 승무원 항공운항교육을 시작했다.
항공운항증명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항공사가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지원체계 등을 갖췄는지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항공운항교육은 비상탈출훈련, 화재진압, 응급처치, 객실서비스 등 비행을 위한 필수교육으로 국토교통부 승인 기관에서 일정 기간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이스타항공은 오랜 기간 휴업으로 자체적으로 승무원을 교육할 여력을 갖추지 못해 승무원은 김포공항에 있는 티웨이항공 훈련센터에서, 조종사는 외부 훈련소에서 훈련 및 교육을 받는다.
최종적으로 항공운송사업면허증을 받기까지 항공기 성능을 인증하는 표준감항 증명, 비상탈출 훈련, 시범비행 등의 절차만 남겨두고 있는데 항공업계에서는 3월에는 최종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국토부가 이스타항공의 항공운송사업면허증 발급을 엄격하게 심사해 승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항공업계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이같은 우려와 달리 순항하고 있는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787-800 여객기 3호기 도입을 마쳐 모두 3대의 여객기를 보유하게 됐는데 올해 말까지 여객기를 10대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재운항을 위한 준비가 순항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이 국내선 승객을 확보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는 점은 김유상 대표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은 그동안 국제선에서 수익의 80% 이상을 거둬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운항이 제한되면서 국내선에서 승객을 모으기 위해 1만 원대 항공권을 내놓는 등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이 회생채권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만큼 기존 이미지를 쇄신하고 신뢰도 다시 쌓아야 해 김 대표의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1월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항공권을 구매하고 환불을 받지 못한 개인 채권자는 1천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미지급 급여와 퇴직금 등 공익채권은 100% 변제를 했지만 소비자 등 개인 채권자를 비롯해 항공기 리스사 등이 들고 있는 회생채권 변재율은 4.46%에 그친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라면 4만4600원만 돌려받은 셈이다.
소비자들의 이스타항공에 대한 불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목격된다.
한 소비자는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결제한 항공운임)59만 원 중에 2만2천 원만 돌려받았다”며 “등기비와 시간을 내 서류를 준비한 걸 생각하면 그냥 (회생채권 신고 접수)하지 말걸 하는 생각이 든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솔직히 운항재개 해도 혼자 가는거 아니면 이스타항공은 앞으로 피할 것 같다”는 글을 남긴 소비자도 있다.
여행업계에서도 이같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과 거래를 안 하지는 않겠지만 예전처럼 기민한 관계를 유지하거나 적극적으로 여행사들이 거래를 위해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며 “계약 관계를 이전과 다르게 하는 등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