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초유의 ‘한 지붕 두 사장’ 사태를 맞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구 사장이 해임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해 같은 해 12월8일부터 복직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곧바로 항소했지만 구 사장은 임기가 2022년 4월까지인 만큼 사실상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울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은 구 사장의 복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2021년 12월22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구 사장의 리더십 자체가 상실된 상황에서 사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구 사장과의 만남도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구 사장에게는 출입증, 인트라넷 접근 권한 등도 제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 내부 직원들이 김 사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김 사장으로서는 긍정적 부분이다.
이희정 부사장 등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진은 구 사장에게 “1심 판결 승소로 사장님의 명예회복이 된 점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나 조직이 다시 혼란스러워져서는 안 된다”며 “경영진은 현 김경욱 사장을 중심으로 공사를 경영해 나갈 것을 분명히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구 사장은 명예회복을 위해 반드시 임기를 마치고 나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 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은 4개월의 임기를 반드시 끝내고 당당히 내 발로 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 한국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의 다음 사장을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2021년 1월 현재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5명의 후보를 추천 받고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임명은 이르면 이달 안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장 공모에는 모두 8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현재 공운위로 넘어간 후보 5명은 국가정보원 전 차장(차관급) 출신, 국토교통부 전 실장 출신, 공군 장성 출신, 공사 내부 출신, 민간 기업인 출신 등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에서는 국정원 출신 인사가 가장 유력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정원 출신 인사가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지원한 일이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처음인 데다 임추위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출신 인사가 탈락하더라도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는 국토부 관료 출신이나 공군 장성 출신 인사가 상대적으로 내부 출신이나 민간기업 출신보다는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1980년 출범 이후부터 군, 관료, 경찰 출신이 주로 맡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공항공사 사장 6명 가운데 4명이 경찰 출신일 정도로 경찰 출신 사장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