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어디가 좋을까?
30일 보험업계 안팎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4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보험료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1~3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이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실손의료보험은 보통 3년에서 5년 주기로 보험료가 갱신되는데 내년에 2~3배쯤 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4세대로의 '환승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병원을 자주 찾지 않는 기존 1~3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바꾸는 방안이 하나의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민하는 가입자들에게는 금융소비자연맹이 최근 내놓은 ‘실손의료보험 가격조사’ 결과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비교정보사업으로 판매 중인 30여 개의 4세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가격지수를 조사했다.
보험가격지수는 각 보험사의 같은 유형 상품의 보험료 수준을 비교한 지표를 말한다. 보험가격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험가격지수가 높을수록 보험료가 높다고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보험가격지수는 해당 상품의 보험료 총액을 정부에서 보험료를 비교하기 위해 만든 기준인 참조순보험료총액과 평균사업비총액을 합한 금액으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특히 실손보험은 정부가 보험사별로 내놓는 상품들의 차이가 없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보험가격지수가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가입자 입장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보험가격지수는 손해율 상황 등 회사별로 역량을 최대한 반영해 발표한 것이다"며 "보험가격지수가 낮은 것이 가성비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이 온라인채널(CM)에서 판매하는 ‘다이렉트실손의료비보험’과 대면채널 및 텔레마케팅채널(TM)에서 판매하는 ‘착한실손의료비보장보험’이 각각 보험가격지수 91.6으로 가장 저렴한 상품으로 파악됐다.
교보생명이 대면채널과 텔레마케팅채널에서 판매하는 ‘교보실손의료비보험’은 보험가격지수 92.8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현대해상이 대면채널과 텔레마케팅채널에서 판매하는 ‘실손의료비보장보험’은 보험가격지수가 114.8로 가장 비싼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단순한 현재 납입 보험료가 아닌 평생 유지가능성, 보험료 상승률, 보험사의 손해율을 고려해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보험가격지수 비교정보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병원에 덜 가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병원을 자주 찾으면 보험료에 할증이 이뤄지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에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는 괜찮은 상품일 수 있다.
금융위원회도 1~3세대 가입자 가운데 내년 6월까지 실손의료보험으로 전환하는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1년 동안 50%를 할인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의료보험은 각 보험사에서 동일한 상품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가입자 입장에서는 보험사의 안정성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보험사의 안전성은 지급여력비율(RBC)과 부지급율로 판단할 수 있고 고객들은 보험사가 제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부지급율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업법은 100% 이상을, 금융당국에서는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은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입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
생명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 순위는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BNP파리바카디프, 교보라이프, 푸르덴셜, 오렌지라이프 등이다.
손해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 순위는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AIG손해보험, 삼성화재, 에이스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다.
부지급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을 말한다. 부지급률이 높다는 것은 보험금 지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입자는 가능한 부지급률이 낮은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생명보험회사의 부지급율 순위는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BNP파리바카디프, DGB생명, KDB생명, 푸르덴셜생명, NH농협생명 등이다.
손해보험회사의 부지급율 순위는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BNP파리바카디프손보, AIG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등이다.
다만 기존 1~3세대 실손의료보험을 해약하고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타는 데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려다가 연령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가입이 불가능한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질병이 있어 병원 치료를 많이 받는 가입자들은 갱신 보험료가 부담이 되더라도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며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도 갈아타더라도 가입가능 여부를 기존보험 해약 전에 미리 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은 보장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다”며 “단순히 보험료만 놓고 생각하지 말고 철저하게 따져보고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