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철도사업의 호조를 바탕으로 1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부진 때문에 앞으로 실적개선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은 해외시장을 확대하며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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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30일 브라질 상파울루주 아라라꽈라시에서 열린 현대로템의 브라질공장 준공식에서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18일 “현대로템은 1분기 철도차량부문의 수익성 정상화 등에 힘입어 시장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깜짝실적을 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로템은 1분기에 매출 7235억 원, 영업이익 298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7%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영업이익 개선폭이 427억 원에 이른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철도부문, 플랜트부문, 방산부문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8%, 30%, 20%다. 특히 철도부문은 국내 철도차량시장에서 9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플랜트부문의 적자규모가 축소되고 방산부문에서 K2전차사업과 관련해 100억 원의 이익이 1분기에 인식되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승탁 사장은 1분기의 실적개선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지난해 수주부진의 여파로 내년까지 매출정체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개선이 가능할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1분기 흑자전환이 진정한 의미의 실적반등이라 보기엔 아직 이르다”며 “올해 영업흑자를 내겠지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과 이자비용 부담으로 순손실을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로템은 2014년 영업이익이 2013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2천억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신규수주는 2014년과 비교해 3분의 1로 줄었고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도 2014년에 비해 25% 감소했다.
김승탁 사장은 올해 초 비용절감을 위해 조직개편과 임금삭감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동시에 해외시장을 확대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올해 들어 2번에 걸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임원 연봉 10% 삭감, 관리직 임금 동결 등 조치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들어 필리핀 지하철사업과 뉴질랜드 전동차 유지보수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또한 최근 브라질공장을 완공하면서 중남미 공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철도기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터키 고속철사업 수주에 나서는 등 고속철사업의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터키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고속철시장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며 “해외수주를 늘려 장기적인 매출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신규수주 3조3천억 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현대로템은 해외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신규수주를 목표에 근접한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기종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올해 안정적인 내수기반에 더해 해외수주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모두 3조 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따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