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현대차 안팎에 따르면 이번에 나오는 신형 G90은 현대차 내연기관차의 마지막 세대 기함(플래그십) 세단이 될 가능성 높다.
장 사장은 9월 제네시스 브랜드의 비전을 담은 ‘퓨처링 제네시스’를 통해 202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G90은 과거 에쿠스와 EQ900의 계보를 잇는 현대차의 최고급 세단으로 2015년 말 완전변경(풀체인지), 2018년 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쳤다.
신차 출시 주기를 놓고 봤을 때 2025년 전까지 부분변경이 아닌 G90 완전변경 모델이 또 다시 나올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이번 신형 G90을 통해서도 친환경 전환을 향한 제네시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G90을 현재 가솔린 5.0엔진, 3.8엔진, 3.3엔진 등 3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신형 G90에서는 가솔린엔진을 3.5엔진 하나로 단순화하고 하이브리드모델을 새로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이번 G90을 통해 현대차 내연기관 최고급 세단의 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동시에 자율주행 측면에서는 현대차 기술의 미래 경쟁력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G90에는 미래 자율주행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이 처음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레벨3은 시스템이 차량 주행 전체를 수행하는 자율주행의 첫 단계로 ‘조건부 자동화’로도 불린다. 비상상황을 빼고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단계로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인 레벨4의 바로 전 단계다.
대표적으로 레벨3이 적용되면 최근 들어 많은 양산차에 적용되고 있는 레벨2(부분 자동화)와 달리 운전 중 스티어링휠에 손을 대지 않아도 경고가 뜨지 않는다.
비록 G90에는 고속도로를 일정 속도 이하로 달릴 때만 작동하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손을 놓고 운전을 하는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장 사장은 지금 제네시스의 좋은 판매 흐름에 탄력이 붙을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G90의 성공이 중요하다.
▲ 제네세스 신형 G90. <현대자동차>
장 사장은 지난해 8월 제네시스사업본부장에 오른 뒤 출시한 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GV70, G80전동화모델, 전용 전기차 GV60의 성공적 출시를 이끌며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네시스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로 대부분 완성차브랜드 판매가 줄어든 11월에도 국내외 판매가 크게 늘었다.
제네시스는 11월 국내에서 1만1756대, 미국에서 5002대가 팔렸다. 1년 전보다 국내판매는 23%, 미국판매는 5배 이상 증가했다.
장 사장은 지난해 말 현대차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에도 여전히 제네시스사업을 이끌고 있는데 현대차 대표가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을 겸임하는 것은 장 사장이 처음이다.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G90 외장 디자인을 향한 시장의 반응은 장 사장의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신형 G90은 기존의 중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대형세단임에도 날렵하고 스포티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러 SNS채널과 각종 온라인카페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12월 중순 G90의 계약을 시작하는데 이때 차량의 구체적 특장점을 함께 공개하기로 했다. 본격적 고객 인도는 내년 초부터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G90은 제네시스(Genesis)의 G와 초대형 차급을 의미하는 숫자 90을 합친 것으로 이름에서부터 브랜드 기함으로서 역할을 잘 나타낸다”며 “G90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글로벌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