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강화에 발맞춰 여성임원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지만 성과는 여전히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성임원이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여전히 낮고 모든 계열사를 합쳐도 여성 대표이사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28일 각 금융지주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여성임원(사외이사와 감사 포함)은 모두 더해 8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임원 수는 110명에 이른다.
KB금융지주에서 여성임원은 사외이사 2명, 상무 1명, 부문장 1명 등 모두 4명이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2명의 여성임원을 뒀고 우리금융지주는 1명도 없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도 지주사와 사정이 다르지 않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곳 은행의 전체 임원 수는 115명인데 여성임원은 8명으로 파악된다.
또 4대 은행에서 여성 은행장은 이제껏 나오지 않고 있고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은 여성임원도 4대 금융지주사와 계열사를 통틀어 2명뿐이다.
KB금융그룹에서만 여성 대표이사가 2명 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와 조순옥 KB신용정보 대표이사다.
각 금융지주들의 여성임원 발굴과 육성 노력이 성과를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선도 많다.
디지털 등 분야의 인재는 당장 외부에서 충원할 수도 있지만 여신업무나 자산관리 같은 분야는 금융사 내부에서 역량을 갖춘 여성인력을 길러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단숨에 이뤄내기가 어렵다.
금융업이 워낙 보수적이고 남성중심적 문화가 강했던 데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 현실적 문제에 가로막히면서 오래 일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여성도 많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ESG평가의 지배구조 분야에서 여성의 경영참여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반영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금융지주들도 여성임원 육성에 힘쓰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8월부터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등 자회사에서 여성 리더십 강화프로그램인 ‘위 스타(WE STER)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육아휴직기간을 최대 2년 제공하고 초등학교 입학 자녀가 있을 때에는 오전 10시 출근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지원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3년까지 임원의 20%, 팀장의 30%, 직원의 40%를 여성인재로 확보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 여성리더 육성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SHeroes)’를 도입한 뒤 관리자급 여성인재의 육성규모를 해마다 확대하고 있다. 여성 승진규모 확대나 그룹 공동어린이집 증설 등 양성평등 관련 다양한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6월부터 차세대 여성리더 육성프로그램 ‘하나웨이브스’ 1기를 출범했다. 올해 말까지 그룹 여성 부점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그룹 멘토링, 온라인 MBA, 자기주도 학습(인문학, 디지털, 리더십) 등 교육이 진행된다.
우리금융그룹은 여성관리자 비율을 40~45%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은행은 경력개발경로(CDP)에 따른 사전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6월에는 여성리더 양성 프로그램 ‘우리윙’ 1기 60명을 선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