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그룹 사장단 연말인사에서 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전 사장과 최 사장 모두 잔여 임기가 남아 있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실적도 좋아 사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
9일 보험업계 안팎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시행하는 첫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연말인사를 앞두고 인사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사장 인사에도 시선이 몰린다.
삼성은 해마다 계열사 사장단인사를 12월 초~중순에 실시해 왔다. 이후 사장단 전략회의를 거쳐 다음해 사업계획을 수립한 뒤 계열사별 인사를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12월7일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사장단인사가 발표됐으나 올해는 11월 말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SK그룹 등 주요 그룹 가운데 인사를 앞당긴 곳도 있는 데다 위드 코로나와 맞물려 내년 경영상황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10월25일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를 맞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이 전 회장 흉상 제막식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되면서 사장단 연말인사에도 변화의 폭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말하고 있어 이번 인사에서 크게 물갈이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사장과 최 사장 모두 잔여 임기가 남아 있어 교체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전 사장은 2020년 3월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최 사장도 2018년 2월 삼성화재 사장에 오른 뒤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해 각각 2024년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점도 두 사장이 유임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8조2024억 원, 영업이익 1조3679억 원, 순이익 1조164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47.9%, 순이익은 71.6% 각각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7634억 원, 영업이익 1조475억 원, 순이익 7740억8400만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0.02% 줄고 영업이익은 16.6%, 순이익은 71.7% 각각 늘어났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최 사장이 삼성그룹의 최고경영자 정년으로 여겨지는 ‘60세룰’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의 60세룰은 최고경영자가 60세를 넘기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60세룰은 원칙이라기보다 관행의 성격이 짙은 데다 대개 만 나이로 따지기 때문에 최 사장이 임기 중에 적용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최 사장은 1963년에 태어났는데 올해 나이로는 60세이지만 만 나이로는 58세다.
최 사장은 임기가 2024년 3월까지다. 60세룰을 적용받는 만 나이로 계산할 때 60세를 넘기게 되는 시점은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둔 2월이다.
게다가 지난해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60세룰은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이 만 60세를 넘기거나 만 60세에 이르렀지만 직위를 유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 사장단의 60세 은퇴룰은 만 나이로 따지는 것이다”며 “최 사장은 60세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