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상시감시와 수시 테마검사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정 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지금은 대내외 경제, 금융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로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대내외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해 철저히 관리하는 사전적 감독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11월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 원장을 비롯해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정 원장은 금융감독 업무 수행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금융감독 행정,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의 조화 및 균형,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등 3가지 기본원칙을 내세웠다.
정 원장은 “금융시스템 및 금융회사의 각종 리스크요인을 신속하게 감지해 찾아내는 상시감시기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시감시 등을 통해 파악된 중요 위험요인에 관해서는 적기에 신속히 검사를 실시해 선제 대응하는 수시 테마검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의 발언은 금융권에 부담을 주는 정기, 종합검사 부담을 덜어주겠단 취지로 해석된다.
금융소비자 보호도 강조했다.
정 원장은 “지난 사모펀드 사태와 같은 대규모 금융소비자 피해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감독의 주안점을 두겠다”며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가 있는 금융상품은 금융상품 약관의 제·개정 및 심사 과정에서 걸러질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양증권 사태, 사모펀드 사태, 머지포인트 사태 등 과거 금융사고 발생 전에 나타난 징후를 분석해 더 실효성 있는 사고 예방기법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에서 불거진 내부통제문제도 지적했다.
정 원장은 “은행 자체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기능이 실효성 있게 작동돼야 한다”며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서민과 실수요자의 전세대출, 집단대출은 차질없이 취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봤다.
이날 금감원과 은행권은 디지털화 과정에서 고령층 등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금융교육과 디지털 접근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2022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산출이 중단되는 리보금리(런던에서 우량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와 관련해 사전에 대체금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