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주들 사이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은 현대제뉴인이 인수합병으로 발생한 비용을 모두 주주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반발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8월 중순 1만6천 원 안팎이었으나 9일 종가 기준 1만1200원으로 30% 정도 빠졌다.
주주들의 단체행동 움직임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종목토론실이나 투자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액주주들이 무상감자를 저지하기 위해 전자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독려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10일 열리는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전자투표를 통해서도 의견을 낼 수 있다. 전자투표 기간은 8월31일부터 9월9일까지다.
이번 주총에서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로 회사이름 변경, 무상감자, 조영철 현대제뉴인 각자대표이사 사장의 두산인프라코어 사내이사 선임 등 3건의 안건이 다뤄진다.
한 주주는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 가운데 60% 정도인 2150만 주에서 반대표가 나오면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며 전자투표로 무상감자 안건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상감자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영철 사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가치 회복을 뛰어넘는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데 힘 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업체 ISS는 보고서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이번 무상감자는 주주가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전혀 없다”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다룰 3건의 안건과 관련해 찬성을 권고했다.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대중공업의 건설기계 회사들의 성장을 위해 인수 초기에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며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6년 만에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높이는 등 업계에서는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철 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리게 되는 만큼 책임감을 지니고 그룹의 건설기계회사들 사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뉴인은 중간지주사로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 사이 조율뿐 아니라 산업차량사업도 맡는다.
현대제뉴인이 현대건설기계로부터 넘겨받는 지게차는 물류센터 등에서도 쓰이고 크기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전기, 수소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 쉽고 사업의 성격이 굴착기 등 중장비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역할을 분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 사이에서도 역할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각 회사가 지니고 있는 장점을 중심으로 제품을 상호보완해서 판매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앞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조 사장은 “이번 무상감자는 인위적 분할로 발생한 자본구조 왜곡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주식수, 순자산 등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이번 액면가 분할 무상감자를 통해 2년 후 주주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