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1-09-08 17: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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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성 한국토지신탁 각자대표 사장이 도시정비 관련 일감을 속속 확보하며 실적을 키우고 있다.
최 사장은 올해 연임에 성공했는데 지난해 주춤했던 수익구조 다각화작업에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 최윤성 한국토지신탁 각자 대표이사 사장.
8일 한국토지신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4061가구), 신림미성아파트(483가구), 마포구 신정동 수정아파트(296가구)와 경남 창원 상남·산호지구(3437가구) 등 모두 8277세대의 정비사업 시행대행자로 선정되는 등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에서 일감을 늘리고 있다.
토지신탁은 위탁자에게 토지 등의 자산을 수탁받아 신탁회사가 인허가, 시공 및 분양, 입주 등 부동산 개발 행위 등을 통해 위탁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사업이다.
사업비 조달에 대한 의무가 신탁회사에게 있는 것을 차입형토지신탁이라고 하고 사업비 조달의무가 없는 것을 관리형토지신탁이라고 한다.
초기에는 차입형토지신탁이 많았으나 부동산 침체로 위기를 겪은 이후로는 수수료가 낮더라도 안전한 관리형토지신탁이 신탁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이후 경쟁이 심화하면서 '안전한 차입형'으로 여겨지는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에 신탁사들이 진출하기 시작했다.
신탁방식의 도시정비사업은 재건축 및 재개발조합으로부터 토지 등을 수탁받은 뒤 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서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을 마무리한다.
신탁사가 자금조달 및 다른 업무들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차입형에 속하지만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위험이 낮다는 점이 사업진출을 가능하게 했다.
차입형토지신탁보다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관리형토지신탁보다는 높고 분양 리스크가 적어 비교적 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한국토지신탁은 "기존에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이 초기 사업비나 개발 노하우 부족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은 전문적 개발노하우와 자금력을 갖춘 신탁회사가 조합의 업무를 대행하면서 인허가는 물론 시공사 선정, 일반분양 및 입주 등 조합원의 만족도를 높이고 사업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까지 한국토지신탁은 차입형토지신탁사업에서 매출 1509억 원을 올렸고 이는 전체의 85.6%를 차지했다.
한국토지신탁은 2017년 18.1%(346억 원)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수익구조 다각화작업에 속도를 높였다.
2019년에는 도시정비사업 비중이 47.2%(823억 원)까지 늘어났지만 2020년에는 19.6%(421억 원)로 비중이 줄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2020년에는 다른 신탁사들이 리츠, 신탁방식 도시정비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존의 차입형토지신탁사업의 비중이 다시 높아졌다"며 "올해는 다시 리츠와 도시정비 등 부문에서 일감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성 사장은 연임 이후 지난해 주춤했던 다각화작업에 다시 고삐를 죄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는 여러 부문에서 고른 수주를 달성하며 수주규모도 늘리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상반기 1438억 원의 신규수주를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0% 늘어났다.
도시정비사업의 수주는 556억 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리츠 수주가 369억 원으로 그 다음이고 차입형토지신탁은 280억 원이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한국토지신탁은 토지신탁시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만큼 풍부한 사업경험을 지니고 있다"며 "계속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매출이 줄지 않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국토지신탁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38억 원인데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60% 수준이 넘는다.
최윤성 사장은 올해 3월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최윤성 사장이 리츠와 도시정비 등 미래먹거리형 사업을 발굴해 수익구조 다각화를 이뤘다"며 "그 결과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 전문성을 충분히 입증해 염임됐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전주대 회계학과를 나와 엠케이전자 대표이사 등을 지낸 뒤 2014년 3월부터 한국토지신탁에서 일해 2017년 한국토지신탁 대표이사에 올랐다.
차정훈 회장 역시 한국토지신탁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차 회장이 오션비홀딩스, 엠케이전자, 한국토지신탁, 동부건설, 한진중공업 등을 두루 살피며 기업집단을 이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토지신탁의 실질적 업무는 최윤성 사장이 맡고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