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가 보유한 NH투자증권 지분이 더 많았다면 상반기 순이익 기준 금융지주 순위에서 우리금융지주를 앞서지 않았겠냐는 시선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이 상반기에 거둔 순이익이 5279억 원에 이르지만 NH농협금융지주가 인식하는 순이익은 2435억 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46.13%다.
상반기 NH농협금융지주(1조2819억 원)와 우리금융지주(1조4197억 원)의 순이익 차이가 1378억 원인 점을 고려할 때 NH농협금융지주가 보유한 NH투자증권 지분이 100%가 아닌 점은 손 회장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NH투자증권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NH농협금융지주가 49.11%를 들고 있어 최대주주다. 그밖에 국민연금공단이 7.89%, 우리사주조합 3.12%, 소액주주 42.57% 등으로 구성됐다.
반면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증권 계열사는 모두 100% 완전자회사다.
각 금융지주사가 비은행부문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손 회장이 비은행부문 강화방안 가운데 하나로 NH투자증권에 출자해 NH농협금융지주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NH투자증권의 지분율을 높이면 반영되는 순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NH농협금융지주 비은행 수익 확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의 순이익 기여도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낮은 점이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올해 상반기 비은행부문의 순이익 기여도가 35.8%까지 오르며 하나금융지주(37.3%)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지만 신한금융지주(46%)나 KB금융지주(45.2%)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증권사는 통상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이익수준이 결정된다. 운용자본이 늘어나면 투자여력이 커지는 만큼 NH농협금융지주의 추가 출자가 이뤄지면 NH투자증권의 수익성 강화로 이어져 NH농협금융지주의 비은행 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 "NH투자증권에 추가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등 보험계열사와 NH농협캐피탈의 실적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비은행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NH투자증권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다른 금융지주사의 증권사에 비해 순이익 기여도가 적다는 지적이 있다.
손 회장도 올해 1월 취임할 때부터 범농협의 수익센터라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모든 계열사의 균형있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982억 원, 5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43%, 36.7% 늘었다. NH농협캐피탈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수익이 2배 넘게 늘어 순이익 583억 원을 냈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생명 및 NH농협손해보험 등에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NH농협캐피탈에는 대규모 장기차입금을 제공하는 등 자본확충을 지원해왔다.
손 회장은 NH투자증권에 출자하더라도 그 방식을 놓고는 고심할 수밖에 없다.
NH투자증권이 상장사라는 점에서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서는 주주배정이나 일반공모, 3자배정으로 진행해야 하는 데 주주배정을 통해 주주비율을 맞춰 출자하면 NH투자증권 지분율은 변동이 없다.
일반공모는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정관에 기존주주의 신주인수권 배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야 하며 일반공모가 이뤄지더라도 이 역시 NH농협금융지주의 지분율을 높이는 데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손 회장이 실질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3자배정 방식이다.
다만 NH농협금융지주가 3자배정 방식으로 출자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NH투자증권은 다른 주주들이 반발하면 3자배정 방식으로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원칙적으로 3자배정은 신기술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정관에 일반공모 때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며 "다만 3자배정을 위한 각종 요건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