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선전비로만 69억776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의 5배가 넘는 돈을 광고선전비로 쓴 셈이다.
판매관리비가 2020년 2분기 222억310만 원에서 2021년 2분기 312억8101만 원으로 40.9% 증가했는데 세부 항목 가운데 광고선전비 증가율이 2512.7%로 가장 높았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2020년부터 대두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새미네부엌, 티아시아키친 등에서 신제품이 나오면서 광고비 등이 증가해 2분기에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샘표식품은 2016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박진선 사장은 독립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위해 마케팅비용 부담을 감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간장 명가를 넘어 글로벌 식품바이오테크기업으로 샘표식품을 키우기 위해 소스시장, 가정간편식시장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특히 코로나19로 국내외에서 가정간편식 소비가 늘어나면서 올해 들어 가정간편식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샘표 브랜드를 둘러싼 고정관념을 벗기 위해 독립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샘표 브랜드를 앞세우면 소비자로부터 신뢰도나 인지도를 확보하는 일은 수월하겠지만 ‘샘표는 간장’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확고해 어떤 제품에서나 간장이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샘표식품은 1987년 캔커피 시장에 발을 들인 적이 있었는데 색이 비슷하다는 이유 등으로 간장과 이미지가 겹쳤던 탓에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샘표식품은 가정간편식 브랜드만 해도 서양요리 전문 브랜드인 ‘폰타나’와 아시안푸드 전문 브랜드인 ‘티아시아키친’ 등을 두고 있다.
CJ제일제당이나 동원F&B, 하림 등 이미 가정가편식시장에서 입지를 다졌거나 새로 뛰어드는 국내 식품기업도 한둘이 아닌 만큼 공격적 마케팅으로 서둘러 입지를 확보할 필요도 크다.
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시장 규모는 2022년이면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박 사장은 마케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샘표식품의 효자제품으로 자리매김한 ‘연두’만 해도 2010년에 개발됐으나 2012년 ‘요리 에센스’라는 마케팅 전략 덕분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면서 매출이 2010년 16억 원에서 2020년 200억 원대로 늘었다.
1997년 샘표식품 경영을 처음 맡았을 때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중심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때 박 사장은 영업 및 마케팅 직무 신입사원을 130명 채용했는데 이는 기존의 샘표 임직원 수(120명)보다 더 많은 인원이라 파격적 행보로 여겨졌다.
수익성을 빼고 보면 박 사장의 독립브랜드를 앞세우는 전략은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
샘표식품 사업부문은 간장, 고추장, 된장 등 전통장류 및 관련 상품을 포함하는 장류부문과 나머지 소스, 차, 건강음료, 안주, 가정간편식 등을 아우르는 비장류부문으로 크게 나뉜다.
2003년까지만 해도 장류에 100% 가까이 의존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비장류부문 매출비중이 49.2%까지 늘었다. 또 비장류부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34% 증가했으나 장류부문 매출은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