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봉지재는 태양광모듈(태양광을 전기로 바꿔주는 장치)이 외부노출에 잘 견딜수 있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에틸렌초산비닐은 투과성과 접착력이 우수해 태양광 봉지재에 가장 적합한 소재로 꼽힌다.
에틸렌초산비닐은 태양광산업의 성장에 따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IR자료에 따르면 에틸렌초산비닐 가격은 2020년 2분기 톤당 1176달러에서 2020년 3분기 1346달러로 올랐고 2020년 4분기에는 1998달러까지 상승했다. 2021년 들어서는 24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강 사장은 애초 대산화학단지에서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을 주로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가 최근 에틸렌초산비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략을 과감하게 바꾼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화학분해시설 설계를 일부 변경해 생산공정이 비슷한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와 에틸렌초산비닐 교차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의 구성과 구조를 변경한 것이다.
화학업계에서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이 양호한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증설이 이뤄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하자 강 대표가 전략을 발빠르게 바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태양광산업 성장에 발빠르게 대응해 석유화학시설 설비구성을 조정해 에틸렌초산비닐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시황 변화에 따라 저밀도폴리에틸렌으로 생산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건설하고 있는 석유화학분해시설은 나프타를 원재료로 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와 달리 나프타와 중질유분(T-DAO), 부생가스 등을 원료로 할 수 있다. 다양한 원료를 사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최적의 원료를 투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태양광산업의 전망도 밝아 현대오일뱅크 석유화학분해시설 수익성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2021년 2분기 신재생에너지산업 동향' 보고서에서 “2021년 글로벌 태양광 수요는 기후변화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의 본격적 등장으로 180GW(기가와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2022년에는 200기가와트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태양광산업의 성장에 따라 에틸렌초산비닐시장 규모가 2020년 400만 톤, 10조 원 규모에서 2024년 500만 톤, 1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 사장은 한국경제와 최근 인터뷰에서 “에틸렌초산비닐사업에서만 연간 영업이익 2천억 원을 기대한다”며 “에틸렌초산비닐뿐만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스폐셜티 화학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785억 원을 거둬 반기기준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유업황이 좋아지면서 빠르게 실적을 확대했는데 에틸렌초산비닐로 화학사업에서도 수익성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 석유화학분해시설 프로젝트의 공정율은 95% 가량 진척됐다”며 “올해 11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하고 있고 4분기부터는 연결실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