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는 금융 플랫폼 완성형으로 특정 고객군이 아닌 모두에게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균등배정 방식을 선택하며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를 배정받을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주 균등배정은 공모주 청약물량의 50% 이상을 최소 청약증거금을 낸 투자자에게 동일하게 배정하는 공모방식이다.
일반투자자가 공모주를 더욱 균등하게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일반청약자 몫의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배분 방식으로 모집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공개 사상 최초다.
다수의 투자자에게 공모주가 배분되는 균등배분방식보다 안정적 자금유치 방식으로 평가되는 비례배정 방식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비례배정 방식은 청약증거금을 많이 낼 수록 많은 공모주를 배정받아 고액자산가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류 대표가 기업공개에 나서며 이처럼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은 카카오페이가 앞으로 나아갈 사업전략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류 대표는 금융서비스를 고도화해 카카오페이 플랫폼 안에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서비스를 시작으로 성장해왔는데 올해는 대출, 보험, 투자를 세 축으로 금융서비스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대주주 적격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막히며 마이데이터사업 예비심사가 기약없이 미뤄졌다. 이에 자산관리서비스도 대부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금융당국이 5월 카카오페이 예비심사를 통과시키고 본허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미뤄졌지만 조만간 자산관리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가 선보일 자산관리서비스의 핵심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있다.
기존 금융권은 자산관리서비스를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선보였다면 카카오페이는 플랫폼을 활용해 누구나 적은 금액으로도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2020년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 35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놓고 보면 잠재적 자산관리 고객 3500만 명을 보유한 셈이다.
다만 카카오페이 매출구성을 살펴보면 여전히 결제서비스(71.95%)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투자, 보험, 대출 등 금융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22.66%에 불과하다.
류 대표가 금융서비스의 진입장벽을 꾸준히 낮춘다면 잠재고객들을 완성형 플랫폼 단계인 자산관리서비스까지 연결시키는 데도 수월할 수 있다.
류 대표가 균등배정 방식을 선택하며 카카오페이가 추구하는 금융 플랫폼 사업전략을 다시 한번 시장에 확인시켜준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8월4일부터 8월5일까지 일반청약을 받은 뒤 8월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기업공개에서 모두 1700만 주를 공모하기로 했다. 공모 희망가는 6만3천~9만6천 원으로 전체 공모액 규모는 희망가를 기준으로 1조710억~1조6320억 원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어렵고 복잡한 금융의 진입장벽을 낮춰 자산규모가 크지 않거나 경험이 부족해도 카카오페이 하나로 모든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이어왔다"며 "상장한 뒤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해 '전 국민 생활금융 플랫폼' 비전에 한 발 더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