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이 워크아웃을 졸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적 반등을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9일 흥아해운에 따르면 새 주인 장금상선이 21일까지 인수금을 납부하면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워크아웃 절차도 곧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일정대로라면 24일 워크아웃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흥아해운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15개월여 만이다. 흥아해운은 2020년 3월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다.
해운업계는 흥아해운이 워크아웃에서 벗어나면 실적을 회복하는 데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탱커선 사업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되는데 탱커선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가 많지 않아 흥아해운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탱커선은 원유 등을 운반하는 선박을 말한다.
흥아해운은 현재 아시아지역에서 원유 등 액체석유화학제품만 해상으로 운송하고 있다. 컨테이너사업부문은 지난해 물적분할한 뒤 지분 90%를 장금상선에 넘겼다.
무엇보다 워크아웃에서 벗어나면 재무 건전성이 좋아지는 만큼 고객사로부터 신뢰도 되찾을 수 있다.
원유는 다양한 기간산업에서 핵심자원으로 활용되다 보니 탱커선 계약은 대체로 5년 이상의 단위로 체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아해운은 그동안 재무구조 악화로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잃으면서 실적에도 적잖은 타격을 봤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사로서는 경영상황이 불안정한 기업과 장기계약을 맺는 일을 꺼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흥아해운은 2017년 뒤로 줄곧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2020년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889억 원, 영업손실 58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3% 감소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65억 원 줄었다.
흥아해운은 무상감자와 장금상선을 통한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재무구조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흥아해운은 5월24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6월18일 보통주 1억1673만2559주를 대상으로 무상감자를 시행한다.
최대주주인 페어몬트파트너스와 이윤재 전 흥아해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감자비율은 10대 1이며 나머지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감자비율은 4대 1이다.
이에 따라 흥아해운 자본금은 533억6627만 원에서 130억6074만 원으로 감소한다. 줄어든 자본금은 회계상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된다.
2020년 말 기준 흥아해운 이익결손금은 818억 원가량이다.
흥아해운은 올해 4월 스토킹호스 방식을 통해 장금장선을 새 주인으로 결정했다.
장금장선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20억 원을 투자해 흥아해운 신주 2억40만 주를 인수한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흥아해운 자본총계는 902억 원가량으로 늘어난다. 자본잠식률도 120%(완전자본잠식)에서 20% 수준까지 내려간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