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미국에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놓고 다시 소송으로 맞붙는다. 이번에는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는 나보타가 소송의 대상이다.

18일 보툴리눔톡신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가 미용목적으로 사용되는 나보타에 관한 미국 국제위원회(ITC)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는 만큼 치료 목적에 관해서도 합의를 통해 소송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메디톡스는 올해 2월 파트너사 엘러간,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3자합의계약을 맺고 보툴리눔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에 관해 다투던 법적 분쟁을 마무리 지었다.

메디톡스는 에볼루스로부터 지분 16.7%를 취득해 에볼루스 2대 주주에 올랐고 합의금 3500만 달러(380억 원), 나보타의 미국 판매에 관한 수수료(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에볼루스는 나보타를 미용목적으로 개발하고 북미,유럽, 러시아, 호주 등에 판매하는 권한을 독점적으로 보유한 대웅제약의 파트너사다.

메디톡스는 합의금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대폭 늘어났다.

메디톡스는 올해 1분기 순이익 550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1분기에 순손실 61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600억 원 이상이 증가했다.

보툴리눔톡신업계 일각에서는 메디톡스의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들어 메디톡스가 이번에도 합의를 통해 분쟁의 해결을 노릴 것으로 내다본다.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툴리눔톡신 제품 3종(메디톡신, 이노톡스, 코어톡스)의 품목허가 취소를 다투고 있고 대웅제약과도 보툴리눔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 여부를 가리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품목허가 취소를 다투는 보툴리눔톡신 3종의 매출은 2019년 기준 전체 매출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 메디톡스로서도 이 소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디톡스는 14일 대웅제약과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를 상대로는 보툴리눔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에 관한 손해배상 소송을, 대웅과 대웅제약을 상대로는 보툴리눔톡신 생산방법에 관한 특허권 이전 소송을 미국 법원에 각각 제기했다.

이온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치료목적으로 개발하고 북미, 유럽 등 선진국에 판매하는 권한을 독점 보유한 파트너사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를 통해 영업비밀 도용에 관한 사실관계가 밝혀진 만큼 대웅제약과 이온바이오파마는 이를 활용해 치료목적의 나보타를 개발하는 것에 정당한 사용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툴리눔톡신업계는 현재 미국에서 치료목적으로 나보타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메디톡스의 손해를 산정하는 것부터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웅제약과 이온바이오파마는 올해 3월 편두통 예방치료로, 5월에는 경부근긴장 이상에 관해 미국에서 각각 임상2상을 시작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는 진실을 밝히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대달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보툴리눔톡신시장은 59억 달러(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치료목적 보툴리눔톡신시장은 55%인 32억 달러(3조8천억 원)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