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업에 투자를 결정할 때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 아닌 기술 플랫폼의 가치를 먼저 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8일 “바이오의약품이 앞으로 세계 의약품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투자할 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업을 고를 때에는 많은 지표 가운데서도 기술 플랫폼을 앞서 평가하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 총괄 대표이사 사장.
엄 연구원은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규모는 그 기업의 가치나 연구개발 능력을 정확히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세계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는 세계 의약품시장에서 합성의약품과 비교해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바라본다.
2019년 기준 바이오의약품은 세계 의약품시장에서 매출규모를 기준으로 29% 비중을 차지했는데 2026년이면 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바이오협회가 세계 시장조사기관 파마인텔리전스 등과 공동으로 발간한 ‘2011~2020년 임상 성공률과 기여 요인’에 따르면 신약 임상 성공에서 치료 접근방법과 치료 표적(바이오마커)이 얼마나 많은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느냐보다 임상 성공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 연구원은 “기술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것은 연구개발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미래에 신약 후보물질을 확장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기술 플랫폼 기반 바이오의약품 기업의 비중확대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은 바이오신약, 바이오베터(개량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엄 연구원은 국내 기술 플랫폼 기반 바이오기업 가운데 한미약품, 알테오젠, 셀트리온 등을 각 분야의 업종 톱픽(최고선호주)으로 꼽았다.
한미약품은 약효지속기술, 흡수율 개선 기술, 이중항체 기술 등 3가지 플랫폼기술을 바탕으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국내에서 첫 번째 바이오신약인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판매허가를 받기도 했다.
알테오젠은 바이오베터 분야 업종 톱픽으로 선택됐다.
▲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
바이오베터는 바이오시밀러와 비교해 기존 허가받은 의약품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점 등의 차이점이 있다.
알테오젠은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항체치료제 등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과 항체-약물접합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제형을 바꾸는 플랫폼기술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를 놓고서는 최소 2건 이상의 추가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테오젠은 지금까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의 기술수출에 2차례 성공했는데 현재 8곳 기업과 기술수출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와 램시마의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며 스텔라라 등 새로운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의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