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이 종합렌털서비스기업으로 바꿔놓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온라인 렌털 플랫폼 '묘미'를 키워 렌터카와 중고차 등 모빌리티사업에 치중되어 있는 매출구조를 손보려고 한다.
14일 롯데렌탈에 따르면 비대면환경에 맞는 새로운 렌털서비스 수요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최근 홈피트니스와 골프의 인기를 고려해 고급 골프채와 트레이닝용품의 장기렌털서비스를 내놓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다.
롯데렌탈이 2019년 야심차게 내놨던 육아용품 및 반려동물용품의 단기 렌털서비스는 코로나19로 무기한 중단돼 있다.
반면 2020년부터 재택근무 확대에 발맞춰 내놓은 노트북 등 사무용품 렌털서비스 이용이 빠르게 늘어 매출에 도움이 됐다.
'묘미'는 지난해 노트북과 태블릿, 프린터 등 사무용품 렌털서비스 매출이 2019년보다 53.9%가 늘었다.
김 대표가 이처럼 바뀐 환경에 맞는 새로운 수요를 계속 찾는다면 일반렌털부문의 매출비중을 늘려가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은 2018년 비교적 일찌감치 온라인 렌털 플랫폼사업에 뛰어들어 성장하는 시장의 덕을 톡톡히 봤다.
롯데유통BU 계열사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었을 때에도 롯데렌탈은 타격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대기업이 운영하는 렌털서비스라는 점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
롯데렌탈의 온라인 렌털 플랫폼 '묘미'는 기존 생활용품 및 백색가전 렌털서비스와 차별화를 위해서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운 고가의 프리미엄 용품을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롯데렌탈은 젊은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인 가전 브랜드인 발뮤다 제품, 프리미엄 골프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 상품들은 국내 렌털 플랫폼 가운데 묘미에서만 렌털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반려동물용품, 육아용품과 같이 비교적 짧은 기간 사용하면서도 프리미엄 수요가 많은 상품을 렌털서비스로 내놓으면서 숨어 있던 수요를 발굴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서비스 도입 당시 육아용품을 돌려쓰는 데 거부감이 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실제로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묘미'는 2019년 월사용료 7만 원에 프리미엄 육아용품 3가지를 빌려주는 '베이비패스' 상품을 내놨는데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2020년에는 월사용료 5만 원에 2가지를 빌려주는 '베이비패스 라이트' 상품을 추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자칫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롯데렌탈은 이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렌털서비스를 발굴하는 일이 롯데렌탈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사업전략발표회에서 “2021년 모빌리티와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분야에서 리더로 도약하겠다”며 “이를 위해 롯데렌터카, 그린카와 함께 '묘미'를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호텔롯데 자회사로 매출의 65%는 렌트카사업, 25%는 중고차사업에서 내고 있으며 '묘미'를 통한 일반렌털사업 비중은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핵심사업인 롯데렌트카는 렌터카시장 점유율 22%(2019년 매출기준)로 렌터카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32억 원, 영업이익 1305억 원을 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일반렌털사업 부문을 키워 롯데렌탈 기업공개를 위한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장 이후에는 투자금을 다시 해외 렌트카사업 진출과 온라인 렌털 플랫폼 강화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렌털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렌털시장 규모는 약 40조 원으로 예상되며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10조 원 규모의 일반렌털 시장이다. 롯데렌탈에 따르면 렌털 플랫폼 묘미는 2017년부터 해마다 평균 50%씩 성장하고 있다.
주력인 렌터카사업에서 성장기회를 찾기 어려워지는 점도 김 대표가 일반렌털사업을 키우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롯데렌터카는 현재 렌터카업계 1위 기업이지만 경쟁기업의 도전이 거세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렌탈은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호텔롯데 자회사 롯데렌탈은 2월까지 주관사를 결정짓고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김 대표는 롯데그룹에서 재무 전문가로 손꼽힌다. 1984년 롯데산업 경리과를 시작으로 2006년 롯데백화점 재무부문장, 2014년 롯데손해보험 대표, 2020년 롯데물산 대표 등을 맡았다가 8개월 만에 롯데렌탈 대표로 이동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