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시장은 ‘치킨게임’ 최후의 승자가 관련 시장을 독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SSG닷컴이나 롯데온의 현재와 같은 성장세와 규모로는 이커머스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과거 11번가와 티몬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만약 옥션과 G마켓,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롯데와 신세계는 단숨에 쿠팡, 네이버와 함께 국내 이커머스시장 3강 구도를 구축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설과 관련해 “아직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최대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이베이코리아의 2019년 거래액은 19조 원으로 전체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의 14%를 차지한다. 또 쿠팡과 티몬 등 대부분의 이커머스기업과 달리 15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3월 “매년 1천억 엔(1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내면서도 주주로부터 보전받는 기업과 경쟁할 생각은 없다”며 이커머스시장의 출혈경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수익성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오른 SSG닷컴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했을 때 현재 추진하고 있는 오픈마켓 전환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오픈마켓이기 때문에 직매입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유통사들에게는 비즈니스 모델이 겹치지 않으면서 이커머스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는 기회요소다”고 분석했다.
국내 이커머스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인데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5조 원은 너무 비싸다는 시각이 많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도 이 정도 자금은 마련하기 쉽지 않다.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각각 1조7654억 원, 9413억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시각도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단순 중개 형태의 사업인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물류센터 등의 대규모 투자는 따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은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기준 취급고 1위를 보이고 있고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면서도 “하지만 온라인시장 침투율의 지속가능성과 높은 매각가격, 낮아지는 영업이익률을 고려할 때 흥행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