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사들이 서울 공공재개발사업을 상당수 수주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서울 공공재개발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도시공사(SH) 등 공기업이 조합과 함께 시행사로 참여하기 때문에 중견건설사가 입찰조건만 치밀하게 준비하면 대형건설사와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재개발사업도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할 권한을 지니지만 이후 공사관리는 공기업이 맡는 사례가 많아 조합이 공기업 의견도 주의 깊게 듣는다”며 “공기업은 건설사들이 제안한 입찰조건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가 좌우하는 민간재개발사업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정부는 공공재개발사업을 통해 서울에 4만 세대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5일 70곳의 신청지 가운데 시범사업지를 선정해 발표하는데 선정된 시범사업지는 인허가 간소화,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공기업을 공동시행자로 포함해야 한다.
중흥토건은 중견건설사 가운데 서울 공공재개발사업 수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 사장이 지난해 중흥토건의 도시정비사업팀에 서울지사와 부산지사를 따로 만들면서 중흥토건 수주 영업능력은 대폭 강화됐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액 1조3550억 원, 수주순위 7위를 달성해 대형건설사 수준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중견건설사들이 서울 공공재개발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서로 유리한 사업조건을 조합에 제시하더라도 중흥토건이 공공재개발에서 보여준 신뢰 등을 바탕으로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흥토건은 서울 공공재개발 1호사업인 서울 강동구 천호1구역 재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천호1구역 재개발사업은 2003년 뉴타운지구 지정 이후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와 공동시행 약정을 맺기 전까지 13년 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서울도시공사와 천호1구역 재개발조합은 2017년 말 중흥토건을 시공사로 선정했는데 이후 철거, 이주, 분양이 2년여 만에 모두 이뤄졌다.
당시 매끄러운 사업 진행으로 중흥토건과 서울도시공사 사이에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도시공사가 올해 서울 공공재개발사업 상당수의 시행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 사장으로서는 어려운 사업을 잘 수행해 냈다는 신뢰관계가 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서울 공공재개발사업을 여럿 수주한다면 정 사장은 중흥토건을 ‘전국구’ 대형건설사로 키우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건설업계는 전국구 대형건설사로 판단하는 기준으로 서울 분양 실적을 중요하게 여긴다.
중흥토건은 지난해 8월 천호1구역에 999세대 규모의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를 분양한 것을 제외하면 300세대 남짓한 소규모 분양만 서울에서 진행했다.
서울 공공재개발사업 신청지를 살펴보면 용산구 한남1구역, 송파구 마천2구역, 강동 고덕1구역 등 집값이 높고 규모가 큰 지역이 많아 중견건설사의 진입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
이 지역들이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지로 선정되고 정 사장이 수주에 성공한다면 단번에 서울 주택시장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중흥토건도 서울 공공재개발사업과 관련해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중흥토건은 “서울 공공재개발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며 “천호1구역을 성공적으로 분양한 경험을 토대로 공공재개발사업을 수주해 서울 주택시장 인지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