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와 관련해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에서 긴밀하게 협의해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오전 9시부터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유관부처와 국가정보원이 참석한 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한국 선박 나포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후 3시에는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상시적 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나포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이 하루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교섭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른 시일 안에 담당지역 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실무 대표단이 이란 현지에 급파된다”며 “이들은 이란 측과 양자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표단 반장은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이 맡는다. 이외에 아중동국과 해외안전관리기획관실 직원 등이 대표단에 포함된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한다.
자금 문제와 관련한 이란 정부의 불만이 나포사건의 원인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만큼 최 차관의 방문으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국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 중앙은행의 자금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나포사건 이전부터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33진 최영함을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 급파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최영함은 주요 국제기구와도 협조 채널을 유지하면서 선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한국 국적 선박의 안전을 지키는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한국 국적 선박은 하루 6척 정도다.
최영함은 후속상황이 발생하면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MF)를 비롯해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할 것으로 파악된다.
국방부는 "이란에 의한 우리 상선의 억류와 관련해 상황을 접수한 직후 청해부대를 즉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으로 출동시켰다"고 말했다.
한국 국적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는 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로 이동하던 중에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한국케미호에는 한국 선원 5명을 포함해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