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일 사장은 이날 보험연수원 원장후보 추천위원회 조찬모임에 앞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설립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현대해상은 15일 내부적으로 임시 이사회를 거쳐 내년 2월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해상은 그동안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설립과 관련해 설립여부나 구체적 시기를 놓고 확답을 피해왔는데 조 사장이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현대해상은 11월 채널전략추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채널 경쟁력 강화방안으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설립을 검토해왔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주 임시 이사회에서 처음으로 방향성을 세운 것이며 인원이나 조직 규모 등 구체적 사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2월 설립을 목표로 두고 있고 채널전략추진 태스크포스 만료가 내년 3월경인 만큼 후속방안이 차근차근 마련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사장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설립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최근 보험사들이 ‘제판분리’를 추진하는 관정에서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는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보험상품 개발 및 서비스 제공 등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판매채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판매전문 자회사를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은 전속설계사 및 영업지원조직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으로 내보내기로 결정하고 제판분리를 추진하자 고용불안 등의 이유로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다.
반면 조 사장은 전속설계사조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에 새로 외부인원을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속설계사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만큼 영업지원부서 인원도 자회사로 이동하게 되는 우려를 덜게 됐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이 추진하는 제판분리와는 결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 고용불안 관련 논란은 피하게 된 셈이다. 현대해상은 6월 기준 전속설계사 1만1405명을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을 세워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을 활용해 일반 법인보험대리점에 나가는 높은 수수료 등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은 전속설계사 채널보다 판매수수료, 인센티브 등이 높아 사업비가 늘어날 수 있다.
조 사장은 올해부터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장기인보험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여 왔다.
2019년까지는 장기인보험 매출에서 전속설계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법인보험대리점보다 높았지만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순서가 뒤집혔다. 2020년 상반기 현대해상 장기인보험 신계약에서 법인보험대리점의 비중은 48%, 전속설계사 비중은 45%로 파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