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이 서울시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첫 번째 서울 도시정비사업을 따낼 수 있을까?
대우건설이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꺼내들고 뛰어들어 코로롱글로벌은 대우건설을 넘어야 한다. 코오롱글로벌은 저렴한 공사비와 다양한 조합원 특별제공 품목 등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이름값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조합원 대출 등에 필요한 개별 건설사의 자금력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국내 재개발사업 가운데 최초로 부동산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이 시행대행사를 맡아 자금조달 등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글로벌의 저렴한 공사비 등 사업조건과 대우건설의 브랜드 사이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원안설계는 3.3㎡당 510만 원(4251억 원), 대안 설계는 3.3㎡마다 529만 원(4409억 원)의 공사비가 책정됐다.
대우건설의 원안, 대안설계 공사비가 3.3㎡에 540만 원(4501억 원)인 점과 비교하면 코오롱글로벌의 공사비가 100억~250억 원 정도 적은 것이다.
코오롱글로벌의 공사기간도 짧다. 착공일은 이주완료 4개월 이내로 대우건설보다 1달 빨리 잡았고 공사기간은 착공 뒤 41개월로 대우건설보다 2개월이 짧다.
코오롱글로벌은 조합원 특별제공 품목도 대우건설보다 다양하게 마련했다.
대우건설이 제공하는 것보다 대용량의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등 제품을 제안했다. 이와 별도로 75인치 삼성전자 또는 LG전자 UHDTV, 로봇청소기 등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마감재에선 코오롱글로벌과 대우건설이 모두 고급 마감재를 적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면 서울에서 첫 대형 도시정비사업을 따내게 되는 것"이라며 "짧은 공사기간과 적은 공사비, 좋은 조건의 조합원 특별제공 품목 등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수주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대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상대로 얼마만큼의 표를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중소규모의 건설사는 주요건설사와 맞붙는 것만으로도 아파트 브랜드 홍보효과 누릴 수 있다고 평가된다.
실제 시공능력평가 순위 21위 동부건설은 올해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주요건설사들과 3번의 경쟁에서 패배를 겪은 끝에 12월 전주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대림산업을 제치고 시공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권으로 주목도가 높은 흑석11구역에서 대우건설과 맞붙어 선전하게 되면 코오롱글로벌로선 하늘채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의 2020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9위이고 대우건설은 6위다.
서울은 아니나 코오롱글로벌은 2천억 원 규모의 인천 용현4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SK건설 컨소시엄과 맞붙고 있는데 수주전 결과는 12월 하순에 나온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쟁상대인 대우건설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여부에 따라 2020년 신규 수주 1조 원 달성이 결정되는 만큼 이번 사업에 온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정비사업 1조 원 신규수주는 대형건설사의 자존심으로 여겨지는 수치다.
대우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의 일부를 적용한 써밋더힐이라는 단지이름을 내고 실내 수영장과 스카이커뮤니티 등을 제안하며 정성을 들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단지 이름은 하늘채 브랜드를 적용한 흑석하늘채리버스카이다.
흑석동 304번지 일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일대 8만9300㎡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 동, 1509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조합원은 699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