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뉴딜지원 의지에 발맞춰 민간 뉴딜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우리자산운용 사업 다각화에서도 솜씨를 보여줄 기회를 잡았다.
10일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뉴딜 관련 혁신성장기업과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을 11월 말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뉴딜펀드상품 출시는 손 회장이 주도하는 뉴딜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손 회장은 8월 뉴딜금융지원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국판 뉴딜사업에 앞으로 5년 동안 10조 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뉴딜펀드에도 그룹 혁신성장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뉴딜펀드는 디지털과 그린 분야의 기술 개발과 확보를 지원하고 관련 기업들에 성장자금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뉴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다.
정부는 정책형 뉴딜펀드,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뉴딜펀드 등 세 축으로 뉴딜펀드를 구성했다.
정책형 뉴딜펀드와 뉴딜 인프라펀드는 운용사 모집 등의 과정을 거쳐 2021년 출시되는 만큼 우선 민간 뉴딜펀드에 참여해 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6일 '한국판 뉴딜' 관련 첫 번째 투자설명회에서 "민간투자자에게도 뉴딜펀드를 통해 디지털·그린 분야에 관한 투자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할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며 "정부는 투자 결정, 기술 개발, 프로젝트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이번 민간 뉴딜펀드 출시로 손 회장의 뉴딜지원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민간 뉴딜펀드 출시를 통해 최 대표의 솜씨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30년 이상 주식운용 업무를 맡아온 운용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사회책임투자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된다.
앞서 하이자산운용 대표 시절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책임투자 리서치팀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뉴딜분야 두 축 가운데 하나인 그린분야 투자에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최 대표가 준비하고 있는 이번 상품은 주식형펀드로 알려졌는데 민간 뉴딜펀드를 시작으로 우리자산운용 상품 다변화에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우리자산운용은 채권형펀드 비중이 높은 점이 우리금융그룹 규모에 맞는 종합자산운용사로 성장하는데 약점으로 꼽혀왔다. 2019년 말 우리자산운용의 채권형펀드 의존도는 70%를 넘어섰다.
특히 주식형펀드는 2020년 상반기 기준 전체 수탁고 12조6천 억 원 가운데 2.1%인 2580억 원에 그쳐 상품 다변화 필요성이 큰 부분이다.
최 대표는 데이터센터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인프라펀드'와 디지털뉴딜펀드의 기반이 될 '5G통신망 통신3사 공동 네트워크 인프라펀드' 등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출시될 뉴딜펀드에 손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만큼 계열사와 시너지도 본격화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펀드 출시 이후 '상품 선정위원회'를 거쳐 우리은행 등을 통한 판매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