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3분기에 양호한 경영실적을 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으로 여행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항공보안등급을 높이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파리 테러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대한항공은 최근 항공보안등급을 기존 주의단계에서 경계단계로 격상했다.
화물칸에 부치는 수화물의 20%를 무작위로 열어보고 탑승구 앞에도 경비인력을 추가로 배치해 승객과 휴대수하물의 15% 정도를 다시 검색하고 있다.
파리 테러사건의 여파로 여행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한항공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테러위협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나 사스 등의 전염병과 달리 특정 지역에 국한된 위험이 아니기 때문에 불안심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테러가 발생할 경우 항공여객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주 7회인 파리 노선을 현재 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아직까지 파리행 노선의 예약률과 탑승률 등에서 별다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행객이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이전보다 늘어났고 항공권을 예약한 단체 여행객 가운데 일정이나 날짜를 변경할 수 있냐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4일 프랑스 전역에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파리와 수도권 지역에는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에 해당하는 황색경보를, 나머지 전 지역에는 ‘여행유의’에 해당하는 남색경보를 발령했다.
증권업계도 대한항공의 4분기 경영실적을 놓고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대한항공 매출에서 유럽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노선 기준으로 미주 노선 다음으로 매출 기여도가 높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리 테러사건으로 항공여객 수요가 위축된다면 항공사들이 4분기에도 저유가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IS의 테러위협으로 여행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테러라는 불확실성이 4분기 여객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항공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파리 테러사건의 여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예약이 취소되거나 항공편이 결항되지는 않고 있지만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냈다. 대한항공이 거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9.7%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대한항공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895억 원을 거둬 지난해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