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08-28 16: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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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한국파마 대표이사 사장이 우수한 생산시설을 활용해 한국파마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약 개발역량을 갖추는 것은 박 대표에게 여전한 과제다.
▲ 박은희 한국파마 대표이사 사장.
28일 한국파마에 따르면 박 대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우수한 생산시설을 앞세워 위탁생산(CMO)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파마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향남 공장이 2016년 10월에 외용액제와 로션제 전용 생산시설에 관하여 유럽연합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EU GMP) 인증을 획득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가운데 전용 생산시설을 통해 외용액제를 생산할 수 있는 제약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박 대표는 GSK코리아, 한미약품, 동화약품, 보령제약 등의 제약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파마는 전체 매출에서 위탁생산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17.5%(98억 원)에서 2019년 19.7%(130억 원)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8월10일에 코스닥에 상장하며 확보한 154억 원 가운데 78억 원을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7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 이후 적극적으로 설비투자를 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연구투자를 통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국파마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 품질 고도화시스템(QbD)’ 지원 제약사에 선정돼 의약품 개발에 맞춤형 기술을 무료로 지원받게 됐다.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품질 고도화시스템을 지원받는 제약사는 한국파마와 대웅제약 2곳 뿐이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한국파마가 식약처의 지원대상에 선정된 배경 가운데 하나를 우수한 생산시설로 꼽고 있다.
한국파마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인증받을 정도로 cGMP(미국 식품의약국이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급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식약처로부터 프로그램 지원을 받는데 플러스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 품질 고도화시스템이란 사전에 축적된 위험평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약품 개발부터 투약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제품 특성에 맞게 최적의 상태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국파마는 전임상단계 이전의 신약 후보물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정신신경계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식약처의 품질 고도화시스템 지원으로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서부터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가 개발한 모델인 만큼 한국파마 입장에서는 업계에서 표준형으로 선정될 모델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셈이다.
박 대표는 식약처의 지원으로 의약품 개발 및 제조가 이뤄지기 때문에 제품 개발이 완료됐을 때 국내 품목허가 취득도 한층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품질 고도화시스템 도입이 최근 국제적 추세라는 점에서도 수출에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파마 관계자는 “식약처의 지원은 1개 신약 후보물질에 관해서만 이뤄지고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진행되는 것이라 종료시점은 예상할 수 없다”면서 “식약처와 아직 협의가 된 부분이 아니라 어떤 물질에 관해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 참여로 자체적으로 의약품 품질 고도화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파마가 최근 3년 사이 제네릭(화학의약품 복제약) 개발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신약 개발역량은 무르익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7월28일에 공시한 투자설명서를 살펴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새로 허가를 받은 50여 개가 넘는 제품 가운데 개량 신약은 장세척제 ‘플렌뷰산’ 하나 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제네릭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파마는 지난해 매출 661억 원, 영업이익 72억 원을 올린 중소 제약사로 올해 8월10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매출의 78.8%를 전문의약품에서 올리고 있는데 전문의약품 가운데 정신신경계 의약품이 43%, 소화기계 의약품이 12%, 순환기계 의약품이 9%를 차지하고 있다.
박재돈 회장이 1974년에 민생제약사를 인수하며 창업한 뒤 1985년에 한국파마로 바꿨다. 박재돈 회장의 자녀 4명 가운데 장녀인 박은희 대표만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