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특히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놓고 시간을 끌면서 투자자들의 불만도 더욱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으로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실적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진행상황에 따라 크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은 실적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해결이 우선”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확실한 입장 표명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바라봤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의 확실한 입장이 표명되기 전까진 투자의견 중립(Hold)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코스피지수의 가파른 상승세, 한국판 뉴딜 등 여러 호재에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반 년이 넘도록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말 아시아나항공을 2조5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 뒤 7개월 동안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19로 HDC현대산업개발 주가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3만 원대 초반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유력하게 거명되기 시작한 뒤 3만 원대가 무너졌다.
반면 거래 관련 일정이 미뤄지거나 인수 포기설이 불거질 때마다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아시아나항공 주가 역시 갈피를 못 잡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며 재협상을 제안하는 등 공개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몸값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더욱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인다.
투자자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코스피지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기회비용에 따른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몽규 회장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작은 움직임에도 주가는 출렁이고 있다.
최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7월28일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대답한 뒤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30% 가까이 급등한 일이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는 같은날 오후 3시 해명자료를 배포하면서 “원론적인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금융위의 해명에도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일 대비 20% 이상 상승해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