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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왜 롯데 경영권 놓고 신동빈과 일전불사 택했나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5-10-08 16: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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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왜 롯데 경영권 놓고 신동빈과 일전불사 택했나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홀딩스 이사회 등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롯데그룹 왕자의 난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왕자의 난은 끝났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신 회장은 “제 2차 왕자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없는가”라는 질문에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반격에 나서면서 신동빈 회장의 말은 ‘빈말’이 되고 말았다.

신 전 부회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법적 대응을 밝히면서 그 목적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즉각적 복귀와 명예회복, 불법적 결정을 한 임원들의 전원사퇴임을 분명히 했다. 

신동빈 회장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최대주주가 자신임을 내세우며 롯데그룹 경영권 탈환을 자신했다.

신 전 부회장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광윤사의 지분구조는 신 전 부회장이 50%, 신 회장이 38.8%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의 경우도 지분을 신 전 부회장이 36.6%, 신 회장이 29.1%, 신격호 총괄회장이 8.4%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이렇게 지분이 적은 데도 불법적 방법으로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을 해임하고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게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신 총괄회장은 오래 전부터 장남인 저와 차남인 신동빈의 역할을 나누고 분쟁 여지를 없애기 위해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지분을 적절히 분배했다”며 “그러나 동생인 신동빈 회장은 지나친 욕심으로 아버지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을 불법적으로 탈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전 부회장은 “이런 신동빈 회장의 행위는 롯데그룹의 창업주이자 70여 년 동안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온 최고경영자를 일방적으로 내쫓은 것으로 인륜에도 크게 어긋난 행동”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은 격노하고 상심하면서 즉각적 원상복귀와 동생을 포함한 관련자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의 애초 구상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신 전 부회장이 맡아 한국 롯데그룹에 자본을 공급하고, 한국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맡아 이윤창출과 한국 재투자 등을 담당하는 것이었다고 신 전 부회장은 전했다.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이사 해임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됐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이번에 법적 대응 대상을 더욱 넓혔다.
 
호텔롯데와 호텔롯데부산의 이사에서 해임된 것뿐 아니라 롯데쇼핑까지도 반격의 대상에 넣었다.

특히 롯데쇼핑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을 낸 점은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주장해 온 신동빈 회장의 중국사업 적자를 입증해 신 회장의 경영능력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의 법적 대응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되찾거나 한국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맡고 일본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맡는 형태로 원상회복되지 않는 한 싸움을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장악한 뒤 ‘신동주 축출’ 작업에 속도를 낸 점도 신 전 부회장의 거센 반격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롯데상사를 시작으로 올 6월까지 롯데리아 롯데건설 롯데알미늄 등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차례로 해임됐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10일 호텔롯데 등기이사에서도 해임돼 롯데 계열사의 모든 자리에서 퇴출당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이렇게 궁지에 몰리면서 신동빈 회장과 더 이상 대화를 통해 해결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반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국감에서 “더 이상 왕자의 난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더 이상 대화가 힘들다고 신 전 부회장이 판단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국감 발언이 나온 뒤 본격적으로 광범위한 법적 대응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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