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의 대표주관사로서 상장을 성공으로 이끌고 공모리츠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수 있을까?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가 7월경 상장하게 되면 삼성증권은 첫 번째 공모리츠 상장주관실적을 쌓게 된다.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는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배당하는 회사를 뜻한다.
삼성증권이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 상장을 성공시키면 과거 이리츠코크렙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반납해야 했던 아픔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2018년에 상장한 공모리츠 이리츠코크렙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되면서 공모리츠 시장 진출을 눈앞에 뒀었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의 뉴코아아울렛 매출 상위 3개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설립된 리츠다.
하지만 2018년 4월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사고가 일어남에 따라 발행사인 이랜드그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불가피하게 주관사 자리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리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리츠 분야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식 조직 편성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아직은 태스크포스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의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흥행으로 이끌기 위해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이 부진하면 상장 일정도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는 기초자산인 태평로빌딩 수익성이 안정적이고 코로나19로 침체됐던 투자심리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흥행 가능성은 비교적 낙관적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태평로빌딩은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의 핵심 권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CJ대한통운, 삼성생명 등 다수 우량 임차인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 상장의 흥행을 위해 기존 편입자산이었던 제주 조선호텔을 제외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호텔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돼 투자심리에 장애물이 될까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뒤 5월 첫 상장에 나섰던 임상수탁시험기업 드림씨아이에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926.1 대 1을 보여 공모주 투자심리도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은 이지스자산운용의 또 다른 리츠인 ‘이지스레지던스 리츠’의 유력한 대표주관사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지스레지던스 리츠는 인천 부평 임대아파트 ‘더샵’의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다.
삼성증권이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공모리츠 상장 역량을 입증하면 이지스레지던스 리츠의 대표주관사까지 거머쥘 가능성도 커진다.
삼성증권이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에 이어 이지스레지던스 리츠까지 대표주관을 맡으면 앞으로 공모리츠의 상장주관 경쟁에서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모리츠시장은 해외에 비해 아직 규모가 작아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말 기준 국내 공모리츠는 모두 7개로 시가총액은 2조579억 원 정도다.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1894조 원의 0.09%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미국의 공모리츠 규모는 1539조 원(219개)으로 미국 GDP의 6.8%, 일본의 공모리츠 규모는 175조 원(64개)으로 일본 GDP의 3.2% 수준에 이른다.
정부도 2019년 9월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및 세율 인하 혜택 등을 담은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방안’을 내놓으면서 공모리츠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대체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리츠가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리츠 관련된 업무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는 10∼1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6∼17일 일반 공모청약을 받는다. 7월에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공모 주식 수는 2370만 주고 공모가는 5천 원 단일가다. 공모 예정금액은 모두 1185억 원 규모로 한화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