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기 이디야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자체 생산시스템과 물류부문에 공격적 투자를 지속하며 커피전문점 이디야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다.
문 회장은 이디야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며 커피 프랜차이즈시장에서 몸집을 키운 만큼 이제 제품 경쟁력을 높여 '제2의 도약’을 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5일 커피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커피 등 저가 커피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도 이디야를 포함한 국내 커피전문점 대표기업들의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커피전문점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 투썸플레이스, 이디야는 모두 2019년 오히려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커피 원두 등 제품 품질을 높여 충성고객을 만들고 매장 환경과 서비스에 신경써 체류시간을 늘리는 등 고급화 노선을 취한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디야도 최근 들어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 커피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사업전략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커피기계와 캡슐커피 등 제품의 발달로 전문점이 아닌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도 갓 내린 다양한 커피를 싸게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디야가 ‘상생전략’을 바탕으로 가맹점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커피전문점시장에서 성장의 발판을 다져온 만큼 다음 단계를 밟을 준비가 됐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로 보인다.
문 회장은 가맹점의 생계 유지, 매출 증대 등 상생을 중심에 두는 운영방식으로 회사의 덩치를 크게 키워왔다.
2020년 4월 기준 이디야 매장 수는 3127곳으로 국내에서 매장 수 기준으로는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1위 기업인 스타벅스코리아와 2위 투썸플레이스 매장 수는 각각 약 1400개, 1천여 개 정도다.
이디야 관계자는 “이디야는 최근 6년 동안 한 해 평균 300개 이상의 매장을 열면서도 폐점률은 1%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디야의 성장 비결은 창립 초기부터 강조해온 상생경영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디야는 다른 커피전문점 브랜드와 비교해 낮은 점포개설비와 업계 최저수준인 한 달 25만 원의 월정액 로얄티 를 적용하고 있다”며 “스타마케팅을 하지 않는 이유도 마케팅비용으로 가맹점 지원 등을 더하는 등 실속 있는 운영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회장은 올해에는 커피전문점으로서 역량 강화에 힘을 싣는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커피 원두를 업그레이드하고 자체 로스팅 공장인 ‘이디야 드림팩토리’를 세웠다. 공장 준공에만 400억 원을 투입했다.
문 회장은 이디야 드림팩토리 준공을 발표하면서 “어려운 시기지만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투자를 지속해 드림팩토리를 가동하게 됐다”며 “앞으로 최고의 커피 맛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디야 드림팩토리는 생두 투입부터 이물 선별, 로스팅, 포장까지 모든 과정에 자동화 공정이 적용된 공장이다. 세계적 로스팅기기 제조회사인 스위스 ‘뷸러’, 독일 ‘프로밧’의 최신식 설비가 도입됐다.
이디야는 올해 4월1일부터 드림팩토리를 가동해 가맹점 3천여 곳에 자체적으로 직접 생산한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올해는 제품 품질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이디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드림팩토리로 원두 수급과 품질의 안정화, 고품질 원두를 통한 커피 맛의 향상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영일고등학교를 나와 1988년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동화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삼성증권 투신팀장으로 일했고 2000년 유레카벤처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2004년부터 이디야 대표를 맡고 있다.
이디야 매출은 2016년 1535억 원이었는데 2017년 1841억 원, 2018년 2004억 원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에는 매출 2208억 원, 영업이익 194억 원을 내며 2018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로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