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0-04-27 12: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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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가 임금 인상에만 집중하는 노동운동의 방향을 전환해 회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생산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뜻을 보였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소식지를 통해 “이제 노동운동은 사회적 명분과 여론을 등에 업지 않으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며 “내 몫만 챙기자는 방식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이상수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위기를 마주한 현실이 과거 자동차가 잘 팔리던 시절과 분명히 다르다고 봤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리해고 등 감원이나 무급휴직, 임금 삭감 등을 실시하고 있다.
노조의 역할이 조합원들의 임금 인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회사의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과거 노동운동 방식에 갇혀있어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으며 이제 노동운동도 명분 싸움”이라며 “생산과 품질을 사측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노조가 선점하여 논리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혹자들은 회사가 신경써야 할 품질 문제를 왜 노조가 나서냐고 반문하지만 이는 낡고 잘못된 생각”이라며 “과거에 차가 날개 돋치듯 잘 팔릴 때에는 투쟁을 통해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정확히 낼 수 없었지만 현재 세계적 저성장 경제구조에서는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가 생산의 주체인 만큼 품질을 책임지는 쪽으로 노동운동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품질력이 밑바탕 되어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고객이 확보되어야 차를 많이 생산할 수 있으며 차를 많이 생산해야 고용과 복지 안정을 꾀할 수 있으며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는 ‘안티 노조’ ‘안티 현대차’에서 벗어나는 길이며 고객 신뢰로 이어져 현대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가 노조의 노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대등한 노사관계는 달리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고 노조가 회사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노사가 서로 해줄건 당당하게 해주고 받을건 당당하게 받는 것이 노사의 윈윈이자 대등한 노사관계”라고 말했다.
노조는 “품질이 생존이라는 노조의 인식에 회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조합원에 대한 사기진작 방안을 회사 스스로 내놓기 바란다”고 말했다.
품질혁신을 위해 조합원들이 실질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며 품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에게 획기적 포상금을 부여하거나 확실한 인센티브를 챙겨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