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 이임식에서 금통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지원 위원, 고승범 위원, 조동철 위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일형 위원, 신인석 위원,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
조동철·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이임식에서 한국은행의 역할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이번에 임기를 마치는 3명 가운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된다.
조동철 위원은 20일 이임사를 통해 “지난 반 세기 동안 쌓아 온 인플레이션 파이터(inflation fighter)로서 한국은행의 명성이 이제는 극복해야 할 레거시(유산)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행의 발권력은 절대 남용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되지 못함으로써 작지 않은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전통적 통화수단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위원은 “중앙은행의 권위는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로 다져진 지적 리더십과 이에 기반한 정책수행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주도적으로 운전하는 우리 경제는 급정거나 급발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디플레이션행 완행이라는 세간의 우려도 없는 안락한 열차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신인석 위원도 한국은행의 변화를 당부했다.
신 위원은 이임사에서 “이제는 과거와 달리 새로운 중앙은행론이 필요한 시기”라며 “기존에 해오던 전통적 수단 외에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 및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경제환경이 크게 변모할 것”이라며 “변화한 환경에 맞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은행이 이 부분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퇴임하는 이일형 위원은 별다른 소감을 남기지 않았다. 이 위원은 금통위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된다.
21일에는 신임 금통위원인 조윤제 전 주미대사와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등이 새 금통위원으로 취임한다. 고승범 위원의 연임도 이날 시작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