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SUV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모델을 내놓는다면 싼타페 판매 반등에 보탬이 될텐데 자칫 기아자동차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처럼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한다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가 새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의 성능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짧은 시간 안에 해결책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14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새 싼타페가 이르면 5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새 싼타페는 2018년 출시된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로 기존 모델보다 몸집이 커질 것으로 알려졌다.
2.2리터 디젤엔진, 2.5리터 가솔린 터보엔진, 1.6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될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하이브리드모델에 몰리고 있다.
싼타페의 경쟁차인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대안으로 싼타페를 눈여겨보는 것이다. 기아차는 2월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을 출시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의 연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했다. 기아차는 현재 하이브리드모델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몸집이나 가격, 성능 등에서 차이가 크지 않아 둘은 중형SUV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 판매경쟁을 벌여왔다.
현대차로서는 이런 관심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싼타페는 쏘렌토처럼 신형 3세대 플랫폼에서 제작되고 동일한 하이브리드엔진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쏘렌토와 동일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쏘렌토에 1.6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43.2㎾(킬로와트시)급 전기모터를 결합한 ‘스마트스트림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했다.
쏘렌토와 달리 새 싼타페가 주행성능을 개선해 연비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사실상 기술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기아차가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판매를 중단한 뒤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판매를 재개하지 않는 점에 비춰볼 때 사실상 이번 모델에서는 성능 개선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사전계약 하루만에 1만2천 대가 접수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만큼 기아차로서는 가능했다면 판매확대를 위해서라도 서둘러 해결책을 내놨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03년 울산연구소와 소하리연구소를 통합한 뒤로 남양연구소에서 차량 성능 개발에 협조하고 있다. 사실상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을 현대차그룹 전체의 기술력을 가늠하는 잣대로도 볼 수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에 관한 규정’ 가운데 연비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했다. 연비가 15.8㎞/ℓ를 넘어야 하는데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연비는 15.3㎞/ℓ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새 싼타페에서 하이브리드모델 출시를 미룰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울산공장에서 5월부터 하이브리드모델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최근 양산시점을 8월로 연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현대차는 기아차와 달리 싼타페 가솔린모델을 서둘러 투입함으로써 판매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2월 쏘렌토를 출시하면서 디젤모델과 하이브리드모델만 우선 내놨다. 가솔린모델은 7월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4월부터 울산공장에서 싼타페의 디젤모델과 가솔린모델만 먼저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