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0-04-07 12: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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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일이 더욱 급해지게 됐다.
최근 여러 TV업체들이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올레드TV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데 생산라인 확충이 늦어지면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량을 공급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7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곧 출시하는 첫 올레드TV는 LG디스플레이의 패널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뿐 아니라 일본 샤프와 미국 비지오, 중국 샤오미 등도 올해 안에 올레드TV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기업들의 올레드TV 출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올레드TV 제조사는 2019년 기준 15개에서 2020년 19개로 확대된다. 1년 사이 27%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이처럼 올레드TV 제조사가 확대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패널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TV용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제조사들이 요구하는 패널 물량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 안정화 문제 등으로 중국 광저우 공장의 정상가동이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광저우 공장을 가동해 TV용 올레드패널 생산량을 기존의 월 7만 장에서 월 13만 장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연간 1천만 대에 이르는 올레드TV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광저우 공장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생산량 확대계획이 벽에 부딪쳤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기준 광저우 공장의 패널 생산량은 월 1만5천 장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올해 올레드TV 출하량은 크게 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가 예상한 2020년 올레드TV 출하량은 345만 대로 2019년 LG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패널 생산량 330만여 대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가 TV용 올레드패널 공급을 늘리지 못하면 올레드TV진영이 LCD(액정 디스플레이)TV에 대응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일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대형 LCDTV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LCD패널 가격이 지속해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55인치와 65인치 올레드TV 출하량이 각각 16%, 23% 성장한 반면 75인치 LCDTV 출하량은 84%가 늘어났다. 75인치 LCD패널 가격은 최근 2개월 연속 유지됐고 4월 상반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이제 올레드라는 기술이 아닌 큰 디스플레이 사이즈에 더욱 프리미엄을 부여하기 시작했다”며 “대형 LCDTV의 가격 매력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봤다.
LG디스플레이가 하루빨리 광저우 공장을 정상화하는 일이 올레드TV진영에 필요한 이유다.
일각에서 LG디스플레이가 2020년 2분기부터 공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광저우 공장 수율을 안정화하기 위한 추가 설비 입고를 마무리했고 일시적으로 귀국했던 연구 인력도 다시 배치하고 있다”며 “2분기부터는 공장 가동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8월 광저우 공장을 준공해 하반기 안에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예정됐지만 수율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어 양산시점을 연기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0년 1분기부터 광저우 공장 양산 체제를 갖추고 TV용 올레드패널 생산량을 2019년의 2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엔지니어 출장 등이 지연되면서 이런 구상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