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에 따라 지주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했다.
금감원 중징계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는 있지만 연임 가능성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하다.
12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강행할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계속 나온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파생상품 손실사태 중징계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개인정보 보호법 관련한 제재심 가능성 등에 연관돼 있어 손 회장의 연임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을 중심으로 벌어진 소비자 피해사태 등 불미스런 사건으로 금융당국의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손 회장이 임기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를 구성하는 과점주주들은 금융감독원의 파생상품 제재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손 회장 연임을 결정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지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 회장이 연임을 위해 금감원의 결정에 법적 대응으로 맞선다면 우리금융지주와 금융당국 사이 마찰이 불가피해 과점주주들이 계속 지지를 보내기에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손 회장이 소송을 진행해 금융당국과 대립한다면 우리금융이 앞으로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인수합병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금융지주는 11일 사업관리 전담조직을 신설해 자산관리와 기업투자금융, 글로벌 등 핵심사업 분야에서 계열사들이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시너지를 추진하도록 하는 조직개편을 실행했다.
이를 놓고 손 회장이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만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에 따라 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는 손 회장의 거취와 무관한 방향이라는 해석도 만만찮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같이 사업을 하려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주회사에 전담조직을 새로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이 금감원 중징계 결정 이전에 연임을 염두에 두고 이런 조직개편 방안을 미리 수립했고 중징계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회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만큼 조직개편을 그대로 추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지 2년차를 맞아 지주회사체계가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만큼 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에 따라 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높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은 이미 그룹 계열사 협업체인 매트릭스체계를 도입한 뒤 지주회사가 사업전략 수립과 실행 등을 지휘하는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과점지주들은 손 회장의 향후 거취와 무관하게 지주회사체계를 더 공고히 갖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도 예상 밖의 후보였던 권광석 은행장 최종후보가 선임되자 곧바로 조직개편을 실행한 대목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출범한 지 올해로 2년차를 맞은 만큼 사업관리 전담조직으로 그룹 주요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종합금융그룹체계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