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7일에도 350만 원이었다가 3일 동안 450만 원대까지 약 30% 올랐는데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은 올해는 상승폭이 이를 웃돌 수 있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비트코인 상승세가 꺾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비트코인 반감기로 쏠리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 수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말한다.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발행량이 정해져 있고 21만 번째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다. 채굴속도를 감안하면 다음 반감기는 내년 5월이 유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는 1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12.5개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지지만 반감기가 지나면 6.25개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지급된다.
공급량이 대폭 감소한다는 점에서 반감기는 비트코인 시세를 끌어올릴 호재로 여겨진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2012년 11월, 2016년 7월 등 두 번의 반감기를 거쳤다.
가상화폐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된 두 번째 반감기를 살펴보면 2016년 초 48만 원대를 보이던 시세가 반감기를 거친 뒤 80만 원대로 높아졌다.
최근 카자흐스탄, 캐나다 등의 기업들이 비트코인 채굴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시세가 높아질 것을 대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투자리서치회사인 펀드스트랫의 창업자 톰 리는 22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최근 크게 하락했지만 가상화폐시장의 전망은 밝다”며 “반감기 이슈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세가 내년 5월 반감기를 지난 뒤에도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늘고 있다.
가상화폐시장에 신규투자자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반감기 이후에도 비트코인 수요가 늘지 않아 시세에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감기 이후 시세 상승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소 채굴업체 등은 대부분 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감기로 비트코인 채굴 난도가 크게 높아지지만 얻는 비트코인은 절반으로 줄어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가상화폐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신규 투자자 유입 없이 ‘고래(초대형 투자자)’가 시세를 좌우하는 현재 가상화폐시장에서 반감기가 기대 만큼 큰 시세 상승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