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현지 증권사 인수를 통해 베트남사업 규모를 단숨에 키우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동안 현지 운용사와 업무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베트남사업을 준비해왔는데 증권사 인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키움증권이 베트남 현지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을 유치하려는 현지 중소증권사 가운데 한 곳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50% 이상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현지에서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확정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2018년 베트남에 사무소를 개설했고 키움투자자산운용 역시 올해 초 현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조금씩 베트남사업의 기반을 닦아왔다.
하지만 베트남의 보수적 특성을 감안해 현지 증권사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베트남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 외국계 금융회사가 지점을 내기 위해서는 현지당국의 깐깐한 심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다른 나라에서 영업점을 개설하는 것과 비교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자유롭게 영업을 펼치는 것이 절실한 셈이다.
키움증권은 베트남에서 현지 증권사 인수를 통해 ‘모바일 특화 증권사’로 틈새시장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해 1월부터 태국 증권사 피낸시아 사이러스와 온라인 주식거래시스템 ‘HERO(영웅문)’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자체 주식거래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키움증권이 국내에서 40%가 넘는 온라인 및 모바일 주식거래 점유율을 보유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태국과 베트남 등 신남방국가에서도 이런 ‘성공경험’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베트남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증권사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부담일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2006년,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2007년부터 베트남 진출을 준비해왔다. 이에 힘입어 미래에셋대우 베트남 법인은 현재 베트남 1위 증권사로 도약했고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 외국계 금융사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도 “키움증권으로서는 국내에서 뚜렷한 신사업을 찾지 못한 만큼 해외로 나아가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