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부회장에 오른 '명예' 만큼으로 앞으로 할 일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게 됐다.
GS건설을 안정적 궤도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인데 앞으로 새 성장동력 확보 등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기반 마련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4일 GS그룹에 따르면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2016년 말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인물은 임 부회장과 오너일가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단 2명이다.
GS그룹 부회장 가운데 1960년대 태어난 이는 두 사람뿐인데 임 부회장(1962년)이 허 부회장(1961년)보다 1살 어리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마지막 GS건설 인사에서 임 부회장과 외아들인 허 사장을 승진시키며 힘을 실었다. 동시에 동생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의 퇴임을 결정했다.
GS그룹의 이번 인사가 안정과 세대교체의 조화에 방점이 찍힌 만큼 임 부회장은 GS건설 대표이사를 계속 맡아 허 사장이 앞으로 GS건설을 물려받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임 부회장은 LG그룹에서 분사한 2004년 이후 GS그룹 내에서 부회장 직함을 달고 대표이사를 맡는 최초의 인물이다. 허명수 부회장, 김갑렬 전 부회장 등 전임자들이 모두 GS건설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부회장이 된 것과 대조적이다.
허 회장이 허 사장이 모색하는 모듈러주택과 스마트팜사업, 수처리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의 성공을 뒷받침해줄 적임자로 임 부회장을 선택한 셈이다. 신사업 성공은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확보 말고도 GS건설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허 사장이 GS건설에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성과를 낸다면 향후 본격화할 GS그룹 오너4세 승계구도에서 부각될 수 있다.
임 부회장은 허 회장이 직접 GS그룹에 영입한 인물이다. 1991년 LG그룹에 발을 들여 10년 넘게 일하다 그만두고 2003년 IT 관련 개인사업을 시작했는데 1년 뒤인 2004년 GS그룹에 합류했다.
임 부회장은 2012년 말 지주사 GS에서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 6월 대표에 올라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GS건설 실적 확대를 이끌었다. 사법시험과 공인회계사 시험을 모두 합격한 엘리트로 법률, 회계, 세무에 두루 밝은 전문가로 평가된다.
임 부회장은 7년 가까이 정확한 판단력과 추진력으로 GS건설을 이끌어왔다. GS건설은 2013년 영업적자 1조 원을 내던 회사에서 2018년 영업이익 1조 원을 거두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임 부회장은 앞으로 좀 더 장기적 시야에서 GS건설의 미래성장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의 주력사업인 국내 주택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임 부회장은 2017년까지만 해도 주요 도시정비사업 합동설명회에 직접 참여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최근 1~2년 동안 주택사업은 우무현 건축주택부문 사장에게 맡기는 등 주택사업 일선에 나서기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규화 주택영업·개발사업담당 전무가 주택건축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우무현 사장은 신설되는 지속가능경영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김 부사장은 주택개발 전문가로 2017년 말 전무에 오른 지 2년 만에 부사장으로 고속승진했다.
임 부회장은 앞으로 자회사 자이에스앤디와 관련한 일감 몰아주기 문제, 협력업체 갑횡포 문제 등 기업 이미지를 개선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허 사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과제도 안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신사업에 맞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를 대폭 중용한 것이 특징”이라며 “임 부회장은 앞으로도 GS건설의 다양한 신사업을 육성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