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GV80’이 곧 대중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현대차는 GV80을 올해 안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국내 완성차기업의 첫 프리미엄 SUV인 만큼 출시도 되기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 제네시스 GV80 콘셉트카.
4일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를 중심으로 GV80의 양산형 모델이라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GV80 디자인에 소비자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카앤드라이브는 “데뷔를 앞둔 GV80의 이미지가 새나왔다”며 GV80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하고 디자인 특징으로 대형 오각형 그릴과 얇은 헤드라이트, 벤틀리의 벤타이가를 닮은 후면부를 꼽았다.
실내인테리어 모습도 일부 공개했다. 사진을 살펴보면 대형 디스플레이 화면과 센터콘솔 등이 G90 부분변경모델 내부와 유사하다.
사진을 접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산차로 보이지 않을 만큼 세련됐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당장 사고 싶다’ 등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실내인테리어가 최근 출시된 그랜저보다 못하다’와 같은 부정적 평가도 간혹 눈에 띈다.
현대차로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관심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관심과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이를 채우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네시스가 경쟁차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BMW X5, 아우디 Q7 등과 비교해 아직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지 못한 상황이라 현대차는 가격, 성능, 디자인 모두에 공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지 않은 '흠'을 잡히지 않는데 신경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가 GV80을 디자인하는 데 ‘모험’ 대신 ‘안전’을 택한 것도 그런 이유로 풀이된다.
올해 출시한 쏘나타나 그랜저에 ‘히든라이팅 램프’를 적용하고 라디에이터 그릴 크기를 키우는 등 ‘미래형 디자인’을 적용했던 것과 달리 GV80의 디자인에서는 파격이라 부를 만한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 자칫 디자인에서 호불호가 갈릴 위험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디자인에서 ‘안전’을 선택한 만큼 성능이나 가격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이나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간편결제 기능 등이 적용된 새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을 공개하며 제네시스 차종에 가장 먼저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업계는 사실상 GV80에 가장 먼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6천만~8천만 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바라본다. 앞서 G80을 경쟁차인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보다 최소 1천만 원 이상 싸게 내놔 판매를 늘린 경험에 비춰 GV80에도 같은 전략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GV80에 쏟아지는 국내 소비자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GV80을 앞세워 세계 고급차시장에서 독일과 일본 등 주요 완성차기업들과 어깨를 견주겠다는 비전을 세워두고 있는데 국내 소비자들의 평가는 목표 달성을 가늠하는 잣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GV80의 출시가 늦춰지면서 이와 관련한 부정적 소문을 잠재우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11월로 예상됐던 GV80의 출시가 이뤄지지 않자 일부 언론에서는 엔진 결함을 바로 잡기 위해 출시를 미뤘다고 보도했다. 환경부의 배출가스 인증을 받지 못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GV80 출시와 관련해 “출시시기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