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연임을 향해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놓고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결정하는 사외이사 중심의 회장후보 추천위원회가 후보 선정과 평가 작업을 시작하면서 인선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와 금융권 규제 강화로 쉽지 않은 사업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의 회장후보 평가에 경영능력과 성과가 더욱 큰 비중으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
조용병 회장의 연임 여부도 3년의 임기 동안 보였던 공과를 고려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조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주요 경영목표로 내걸고 추진해 온 '2020 스마트 프로젝트'가 경영 평가에 중요한 가늠자로 꼽히고 있다.
4일 신한금융지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 순이익률(ROE)은 10.8%, 신한금융 계열사가 해외에서 거둔 순이익은 전체 순이익의 10.1%에 해당하는 29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조 회장은 2017년 취임 뒤 2020년까지 신한금융그룹을 아시아 1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신한금융그룹 주요 계열사가 각 업권에서 1위를 차지하도록 하고 신한금융지주 자기자본 순이익률 10%, 글로벌 순이익 비중 20%를 달성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자기자본 순이익률 목표는 이미 초과달성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해외에서 거두는 순이익을 목표치에 가깝게 늘리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신한금융지주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에서 금융지주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계열사별로 놓고 보면 업권별로 선두를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는 점도 2020년 목표 달성이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순이익 1위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에서 KB국민은행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생명보험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순이익도 상위권과 거리가 멀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 총합은 업계 1위 삼성생명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신한금융지주 순이익은 국내 7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고른 성장으로 신한금융그룹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금융업계 선두지위를 강화하겠다는 조 회장의 약속이 아직 성과를 확인하기는 이른 시점으로 분석된다.
조 회장은 최근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지주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신한생명과 통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며 두 회사의 시너지를 창출해 성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 외형 성장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가 실시된 데 이어 기업금융 분야에서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할 수 있는 신한금융투자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비록 속도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조 회장이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성공에 가깝게 이끌기 위한 노력과 추진 동력은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지주의 해외 순이익 비중도 조 회장체제에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조 회장은 9월 열린 신한금융그룹 창립기념식에서 "2020 스마트 프로젝트는 다양한 부문의 조화로운 성장을 이끌어 '일등 신한'의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2020년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결과를 놓고 자체평가를 긍정적으로 내놓은 만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도 같은 시각을 보인다면 조 회장 연임은 더욱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조 회장으로서는 첫 임기 동안 이루어낼 과제로 제시했던 목표를 두고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다음 임기 동안 추진할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일관된 중장기 전략을 추진해온 성과로 2020년 스마트 프로젝트 달성이 가까워졌다"며 "비은행부문 성장과 해외진출 확대, 경쟁력 강화 등에 가시적 성과를 창출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