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수소연료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수소산업 육성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수소산업 지원에 발맞춰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 수소산업 인프라 조성에 힘쓰고 있지만 인천시는 기존의 풍부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15일 인천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박남춘 인천시장은 국토교통부의 ‘수소시범도시’ 공모에 응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시범도시는 주거, 교통, 산업 등 도시 생활권에서 수소에너지 활용 기술을 실증하는 사업을 말한다.
수소시범도시에는 연료전지 설치, 수소충전소 및 수소 생산시설 구축, 수소에너지 운영센터 건립 등 인프라 투자가 이뤄져 수소산업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10월 안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1∼2차례 설명회를 열고 사업계획을 받아 12월 3곳을 최종 선정하기로 했다. 계획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 수소 정책 추진 의지 등이 선정 기준이다.
인천시의 기존 수소산업 인프라는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구에는 모두 4곳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운영돼 발전용량 38.6㎿를 보이고 있다. 추가로 건설이 예정돼 있는 9곳을 더하면 발전용량은 333.04㎿로 늘어난다.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을 갖춘 광역발전시설뿐 아니라 138만m² 부지에 모두 288만kL 규모의 저장탱크를 갖춘 LNG기지를 운영하고 있어 수소 생산기지로 적합하다. 수소는 LNG나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의 질을 높여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와 대구 등 전국의 지자체가 수소시범도시 공모를 준비하고 있지만
박남춘 시장은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소시범도시 공모 참여는 계획에 없다”며 “동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두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최근 인천연료전지가 10월 안으로 그동안 중단된 공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인천연료전지는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 삼천리가 동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인천연료전지 관계자는 7일 공사 재개를 알리며 “10개월 동안 아무 것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정당한 사업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손실이 너무 커져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연료전지는 수소연료전지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14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연료전지발전소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동구지역 주민들은 설명회를 거부하고 발전소 건설 계획 백지화를 내걸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박 시장이 주민 반대에 부딪혀 수소산업 육성에 주춤한 사이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 의지에 발맞춰 많은 지자체들이 수소산업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수소경제를 위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수소경제는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산업과 일자리 등 새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수소산업 인프라가 가장 풍부한 울산을 비롯해 전국 대다수 지자체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등 수소산업 인프라 조성에 힘쓰고 있다.
울산은 전국 최대의 수소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소경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소산업진흥원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충청남도는 아산을 중심으로 서산 화학단지와 당진 현대제철을 묵어 수소 생산단지를 만들어 중부권 수소 공급의 거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권역별로 세분화한 수소산업 발전방안을 토대로 수소경제 인프라 조성에 힘쓴다.
충청북도는 14일 ‘충북 수소에너지 클러스터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고 태양광 특구를 기반으로 충청북도의 시군을 수소에너지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