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이 한국거래소가 부여한 1년의 개선기간 안에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을 재개해 활로를 찾는다.
미국 임상이 재개된다면 코오롱티슈진은 당면한 코스닥 상장폐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인보사의 국내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둘러싼 소송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에 개선기간이 부여되자 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실제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임상만 재개된다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회사를 되살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코오롱티슈진에 추가 보완자료를 요청한 것도 임상 재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번에 코스닥시장본부도 미국에서 임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코오롱티슈진에 개선기간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이 추가 보완자료를 요청하면서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종양 원성’을 놓고 지적사항이 없었던 것도 임상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점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보사에 사용된 신장세포가 암을 일으킬 종양원성을 지녔다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있었다.
이에따라 코오롱티슈진은 개선기간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에 추가 보완자료 제출을 마쳐 임상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5월 성분 변경 논란이 있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중지명령을 내린 뒤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은 8월 인보사의 세포 특성에 관한 확인시험 결과와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한 자료 등을 제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이 자료를 검토한 뒤 9월 인보사 제1액 연골세포(HC)의 특성분석 자료와 인보사 제2액 형질환세포(TC)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보완할 것을 다시 요구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이 보완자료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실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요구한 임상은 아직 해보지 않은 영역에서 실험”이라면서도 “거래소에서 기회를 줬으니 부여된 기간 안에 우리가 계획한 것을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임상 재개에 성공한다면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유지 결정을 얻어내는 것은 물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벌이고 있는 국내 소송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임상 재개 허가는 인보사가 신약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성분 변경에 따른 안전성을 문제 삼고 있는 식약처의 처분 근거는 약해지게 된다.
다만 제약업계에서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이 재개돼 상장폐지는 모면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인보사가 치료제로서 신뢰를 이미 잃어버렸기 때문에 시판하기 불가능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는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한국에서는 인보사를 다시 판매할 생각이 추호도 없고 할 수도 없다”며 “임상3상 재개는 미국에서 진행되는 것이고 그와 관련해서는 미국에 있는 코오롱티슈진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