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쌍용차에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신차 개발의 부담을 덜어줄까.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최근 포드와 인도에 합작회사를 세우고 신차 10종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는데 쌍용차가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인도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기 위해 손을 잡았는데 다양한 차종으로 라인업을 꾸리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쌍용차에 합류를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제품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한국 완성차기업인 쌍용차가 인도시장에서 큰 보탬이 될 것이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사장은 직접 쌍용차와 협력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고엔카 사장은 최근 인도의 금융전문매체 ‘머니컨트롤(moneycontrol)’과 만나 “합작회사 제품이 쌍용차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면 우리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세 가지 제품을 개발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와 포드는 2일 지분을 51%, 49%를 나눠 차지하는 방식으로 2억7500만 달러(약 3300억 원) 규모의 합작회사를 세운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도시장에서의 쌍용차 제품 경쟁력을 높이 사 합류를 제안할 수도 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쌍용차로부터 티볼리 플랫폼을 구매한 뒤 올해 2월 인도에 XUV300 모델을 출시했는데 이 차가 베스트셀링모델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XUV300은 2월부터 8월까지 월평균 4330대 팔리며 인도 소형 SUV시장에서 1위인 타타자동차의 넥슨을 넘어섰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와 포드가 XUV300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점도 쌍용차 합류 전망에 힘을 보탠다.
쌍용차는 합작회사에 합류하게 되면 신차 개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개발인 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두 회사와 협력 과정에서 전기차 개발역량을 강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2021년 출시를 목표로 준중형 SUV 코란도 플랫폼에 기반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데 합작회사에 참여하면 다른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개발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인도에서 상용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 유일한 기업인 데다 전기차 개발에서 쌍용차보다 앞선다.
▲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사장. <연합뉴스> |
다만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기술 및 제품 개발 협력 약속이 여러 번 지켜지지 않았던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2009년 쌍용차를 인수한 뒤 엔진 개발이나 부품 공동구매 등에서 협력하겠다고 했지만 실행으로 이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고엔카 사장은 2017년 3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앞으로 5년 동안 공동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재무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며 공동엔진 개발 계획을 밝혔지만 지금까지 두 회사의 협력 수준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7월 쌍용차는 비용절감을 위해 티볼리와 XUV300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동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것도 아직까지 실행되지 않고 있다.
쌍용차 3분기 정기 이사회가 곧 열리는데 고엔카 사장이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고엔카 사장이 평소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 한국 방문 때마다 쌍용차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 비춰보면 합작회사 설립과 관련된 얘기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고엔카 사장이 이사회 참석을 목적으로 방한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 일정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6월 말 기준으로 쌍용차 지분 74.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코엔카 사장은 2011년 쌍용차 사내이사에 올랐고 이사회 의장으로 9년 동안 쌍용차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